“강민호 선배가 ‘공이 좋으니 안타 맞더라도 가운데로 그냥 던져라’라고 주문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이재희(삼성 라이온즈)가 위기에 몰린 사자군단을 구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안방마님’ 강민호의 도움이 있었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이강철 감독의 KT위즈를 10-5로 완파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 3승 1패를 만든 삼성은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2014년 이후 12년 만의 KS 우승에 1승만을 남겨놨다. 정규리그 2위(83승 3무 58패)의 자격으로 가을야구에 나선 이들은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에서 3위 KIA 타이거즈(79승 2무 63패)를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제쳤다. 이후 KS 1차전에서 7-8 분패를 당했지만, 2차전(3-2), 3차전(5-1) 승리에 이어 이날도 승전고를 울렸다.
이재희의 쾌투가 눈부신 경기였다. 위기 상황에서 올라와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막으며 삼성 승리에 앞장섰다.
이재희는 삼성이 7-4로 쫓기던 5회초 1사 만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떨릴 수도 있었으나, 그는 침착했다. 김상수를 삼진으로 솎아냈으며, 허경민은 2루수 플라이로 잠재웠다. 패스트볼 단 7개로 위기에서 벗어난 순간이었다.
기세가 오른 이재희는 6회초 한승택, 류현인을 연속 삼진으로 물리친 뒤 최원준에게 중견수 플라이를 유도했다. 이후 7회초에는 장진혁(삼진), 안현민(유격수 땅볼), 샘 힐리어드(1루수 땅볼)를 제압하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2.2이닝 4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 수는 33구였다. 승리투수는 물론이고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의 영예가 따라왔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중반 위기에서 이재희가 특히 잘 막았다. 오늘 경기 최우수선수(MVP)는 이재희”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지난 2021년 2차 1라운드 전체 3번으로 삼성에 지명된 이재희는 묵직한 패스트볼과 더불어 슬라이더가 강점인 우완투수다. 2023~2024년 상무를 통해 군 복무를 마쳤으며, 통산 39경기(54.2이닝)에서 1승 3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찍었다.
특히 올해 성장세가 가팔랐다. 21경기(16이닝)에 나서 1승 1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25를 작성했다. 이후 이날에는 가장 높은 무대인 KS에서 위기의 삼성을 구해냈다.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포수 강민호의 도움이 컸다고.
이재희는 “강민호 선배가 ‘공이 좋으니 안타 맞더라도 가운데로 그냥 던져라’라고 주문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한 타자만 막겠다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민호 선배의 격려로 내 공에 관한 믿음이 커졌다”며 “볼넷을 내주는 것보다 홈런을 허용하는 것이 경기를 풀어가는 데 낫다고 판단했다. 좋은 결과로 이어져 다행”이라고 두 눈을 반짝였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