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꿈꾸는 최동수의 ‘15인자’ 야구인생

LG 트윈스 최동수는 최장수라는 타이틀이 행복한 소박한 꿈을 꾸는 남자다. 사진= 한희재 기자
LG 트윈스 최동수는 최장수라는 타이틀이 행복한 소박한 꿈을 꾸는 남자다. 사진= 한희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LG 트윈스의 마무리 캠프장인 진주 연암공대 야구장. 동네 아저씨의 등장이 따로 없다. 20년 차이가 넘는 후배들 사이에 끼어 팬스를 옮기며 마냥 신이 났다. 마무리 캠프 ‘지각생’ 최동수다. 최동수는 지난 22일 후배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무리 캠프를 뒤늦게 찾았다. 대신 가장 오래 머물렀다. 이미 1박2일 일정으로 다녀간 LG 베테랑들과 달리 2박3일 일정으로 호텔 방을 예약했다. 낮에는 신인들의 잡일(?)을 돕더니 어느새 코칭스태프 옆에 서서 입담을 쏟아냈다. 밤에는 숙소 각 방을 돌면서 ‘기숙사 사감’을 자처했다.

최동수는 LG의 터줏대감이다. SK로 잠깐 외도를 하기도 했지만 조강지처를 버리지 못한 순정파다. 2013시즌이면 프로 20년차 베테랑 중에 베테랑이다. 올해 우리나이 42세. 내년이면 이종범과 양준혁이 기록했던 야수 최고령 기록도 넘어선다.

최동수는 스스로 “난 참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팬들이 그를 이호준으로 착각해도 그저 웃어넘기는 여유가 있는 남자다. 그는 “식당을 가도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혹시 야구선수 이호준?’이라고 하더라. 그런 건 상관없다”며 “이 나이에 마음 편히 야구를 할 수 있는 것만 해도 행운이다. 야구를 이렇게 오래 할 줄은 나도 몰랐다”라며 껄껄 웃었다.

최동수는 정말 편하게 야구를 했을까. 노력 없이 장수하는 선수는 없다. 최동수는 통산 타율 0.268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적을 냈다. 지난 시즌에도 타율 0.278을 찍고 최고참의 진가를 발휘했다. 꾸준한 노력이 만든 결실이다.

최동수는 “나는 최고가 될 수 없어 최선을 선택했다”고 했다. 그는 “나는 야구에 재능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 어렸을 땐 야구를 지질이도 못해 친구를 모두 포기하고 야구만 했다. 그래서 지금 중,고등하교 친구가 거의 없다. 난 몇 배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성공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일찍 알았다”고 털어놨다.

그라운드 위에서 뿐이 아니다. 최동수는 어린 후배들과 소통하기 위해 최신 노래를 다운받아 듣고 다닌다. 어렸을 때부터 록에 심취해 방에 록스타의 포스터로 도배를 했던 그의 음악 성향을 보면 대단한 노력이다. 그래서 지금도 허물 없이 어린 선수들과도 대화가 통하는 큰형님이다.

고독한 야구를 선택한 그의 인생은 남들과 다른 성공기를 써내고 있다. 그의 꿈은 소박하다. 은퇴하기 전 100홈런-1000안타가 목표다. 현재 그는 90홈런-894안타를 기록하고 있다.

최동수는 “(양)준혁이 형이 자신은 ‘영원한 2인자’라고 하는데, 프로야구 기록은 다 갖고 있으면서 그게 무슨 ‘2인자’냐”며 입을 삐쭉거리더니 “19년 동안 500타점인 난 뭔가. 난 ‘15인자’ 정도는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

하지만 최동수는 최고의 스타들이 부럽지 않다. 스스로 나름의 성공한 야구인생을 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는 “남들은 보잘 것 없는 기록이라고 볼 수 있지만, 나에게는 의미가 소중한 기록들”이라고 했다.

최동수는 이제 프로야구 ‘최장수’ 선수를 향해 뛴다. 그는 “최고령이라는 타이틀은 양로원을 가야 할 것 같아 싫다. 그냥 최장수 선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어감도 좋다. 최동수 앞에 붙는 ‘최장수’ 타이틀. 그는 아직 ‘은퇴’라는 두 글자를 입밖에 꺼내지 않았다. 대신 나이를 잊은 ‘노력’이라는 단어만 깊이 새기고 있다.

휴식도 반납한 채 야구장을 지키고 있는 최동수는 말귀를 잘 알아듣지도 못하는 이제 두 살된 아들의 전화에 대고 소리쳤다. “아빠는 야구장에 있으니까, 아빠 없는 동안 엄마 잘 지키고 있어.”

[min@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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