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황석조 기자] 부담과 책임감. 캡틴에게는 장애물이 아니었다. 류제국이 빛나는 역투를 선보였다. 116구를 던지며 8이닝 동안 단 한 개의 피안타만 허용했다. 팀을 넘어 국내 대표 우완에이스로 한 걸음 다가선 모양새다.
류제국에게 이번 시즌 의미는 남달랐다. 선수들 투표로 인해 LG 새 주장에 선출됐다. 팀 리빌딩의 가교역할도 맡았다. 전반기는 다소 부침이 있었으나 후반기 에이스로서 저력을 입증했다. 정규시즌 13승을 거두며 우규민의 부진으로 고민에 빠진 토종에이스 자리도 대신했다. 시즌 막판에는 완봉승까지 거두며 가을야구 진출에 중심축 노릇을 했다.
그에게 가을야구는 이중 부담이 짊어진 상태다. 주장으로서 젊은 자원들을 이끌어야하며 마운드 에이스 역할도 주어졌다. 11일 와일드카드 2차전은 그래서 류제국에게 더 큰 의미였다. 전날 아쉽게 패하며 오히려 수세에 빠진 팀 분위기를 되살려야 했다. 여러모로 부담이 적지 않았다. 류제국은 큰 경기에 앞서 부담 없이 즐기면서 하자고를 선수단에게 강조했다. 이날 경기는 그러기에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LG 주장 류제국(사진) 빛나는 역투를 펼쳤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하지만 그가 팀을 선도했다. 2차전 선발로 나선 류제국은 전날 뜨겁게 달아오른 KIA 타선을 상대로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1회부터 8타자 연속 초구 볼을 내주며 볼카운트를 불리하게 이끌었지만 흔들림 없이 막아냈다. 제구가 춤을 춘 류제국 공에 KIA 타선은 연신 범타 밖에 끌어내지 못했다. 5회 동안 사사구만 내줬을 뿐 안타는 단 한 개도 맞지 않았다. 전날에 비해 내야수비도 안정감을 찾아 류제국 어깨를 가볍게 했다.
물론 류제국도 긴장을 숨기지 못했다. 피안타는 적었지만 사사구(3개)가 많았다. 한 경기 최다이자 포스트시즌 여섯 번째 기록. 힘이 들어 간 기색이 역력했다. 그렇지만 실점까지 이어지지 않았다. 최종성적 8이닝 116구 1피안타 5사사구 무실점. 국내를 대표하는 토종우완이 될 가능성을 꽃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