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다시 두산 유니폼 입은 김승회 “행복하다”

[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안준철 기자] “신인 때 입단 프로필 사진 찍을 때가 생각났다.”

10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난 김승회(36)는 환한 표정이었다. 그는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신인 선수들과 함께 프로필 촬영을 마쳤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입었던 정든 유니폼이다. 김승회가 신인 시절을 떠올리는 것은 당연했다.

우여곡절이 많은 겨울이었다. 돌고 돌아 친정 두산으로 오는 길은 험난했다. 2012시즌 후 FA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고, 2015시즌이 끝난 뒤에는 역시 FA 윤길현의 보상선수로 SK와이번스로 팀을 옮겼다. SK 소속으로 지난해 23경기에 등판해 1승1패 4홀드 평균자책점 5.92를 기록했다.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7 두산 베어스 포토데이"가 진행됐다. 이날 두산 베어스 포토데이에는 신입 코치 및 신입 선수, 군제대 선수, 신인 선수들이 참석했다. 두산 김승회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2017 두산 베어스 포토데이"가 진행됐다. 이날 두산 베어스 포토데이에는 신입 코치 및 신입 선수, 군제대 선수, 신인 선수들이 참석했다. 두산 김승회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하지만 7월6일 한화전 등판을 마지막으로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시즌이 끝난 뒤 FA자격을 취득했지만, 김승회는 FA신청을 하지 않았고, SK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방출이었다. 김승회는 “SK에서 방출 소식을 접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며 “SK에서는 제대로 보여주지도 못하고, 해보지도 못한 기분이었다. 아쉬웠다”면서 “그래도 SK에서 많이 배웠다. 방출되고 나서도 프로그램대로 웨이트트레이닝 등 몸을 만드는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 덕인지 김승회는 지난 3일 두산과 연봉 1억원에 계약하고 다시 잠실로 돌아왔다. 특히 동갑내기인 김성배 정재훈과는 다시 두산에서 재회하게 됐다. 김승회와 이 둘은 2003년 두산 입단 동기인데, 2014년 말 정재훈이 장원준의 보상선수로 롯데에 오게 되면서 다시 뭉쳤다. 김성배는 앞서 지난 2011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그러다 정재훈이 2015년 2차 드래프트를 통해 1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했고, 김성배가 지난해 중반 트레이드로 두산으로 돌아왔다. 김승회까지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으면서 셋은 다시 서울에서 뭉치게 됐다. 김승회는 “둘이 따라 다니지 마라고 한다”며 “내가 롯데로 갈 때는 김성배가 잘해줬고, 또 이렇게 두산에 와보니 정재훈이 잘했더라. (정)재훈이 덕에 두산으로 다시 온 것 같다. 반가워해주고, 김재호나 오재원 등 후배들도 반겨주더라. 예전에 같이 뛰어서 익숙하다. 김태형 감독님도 ‘너무 부담갖지 말라’며 격려해주셨다. 프런트 직원들도 반갑게 맞아줬다. 너무 고마웠다”고 미소를 지었다. 김승회는 “두산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 짓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단장님이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언젠가 꼭 다시 두산 유니폼을 입고 싶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두산은 내가 선수이기 전에 팬으로 좋아했던 팀이다. 너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가족들에게는 미안하다. 김승회는 “예전 롯데로 갈 때도 결혼한 직후였고, 작년에는 아내가 출산한 뒤에 부산에서 인천으로 이사하는데 고생했다. 이번에는 딸 돌잔치 후에 전지훈련 기간 중에 혼자 이사를 해야 한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두산에서는 잘 하고 싶은 마음 밖에 없다. 김승회는 “열심히 하는 것은 당연하고, 잘 해야 한다. 두산 불펜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하지만,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팀 불펜이 약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꼭 힘을 보태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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