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이하 한국시간) kt 위즈 스프링캠프가 진행중인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 투수들의 불펜 투구를 지켜보던 김진욱 감독은 불펜 투구를 마치고 내려오는 투수들마다 일일히 말을 걸었다.
이들의 대화를 유심히 지켜보면, 대화 패턴은 비슷했다. 감독이 먼저 선수에게 말을 걸면, 선수는 자신의 불펜 투구 내용을 차분히 복기한다. 그러면 감독이 다시 자신의 생각을 전하고 조언을 하는 방식이다.
김진욱 감독이 불펜 투구를 마친 심재민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진(美 투산)= 김재호 특파원
그렇게 김 감독은 투수 한 명 한 명과 섬세하게 대화를 나눴다. "자세가 열린 거 같다"고 말하는 조무근에 대해서는 "파워 포지션을 확실히 만들고 던져보라"는 조언을 하고, 김건국에게는 "머리가 살아있다"며 투구 시 머리 동작에 대해 칭찬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해 자연스럽게 선수의 자기 평가를 이끌어냈다.
"이런 방식이 훨씬 더 도움된다." 김 감독은 소통 방식이 굉장히 부드럽다는 기자의 칭찬에 이렇게 답했다. "감독이 일방적으로 선수에게 이야기를 하면 그건 지시가 된다"며 일방적인 지시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이렇게 소통에 노력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시만 하게 되면, 나중에 선수들은 변명을 하게 된다. 변명이 아니라 자신의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자신만의 ’소통 철학’을 이야기했다.
많은 사람들이 소통을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상하관계가 명확하다면 더욱 그렇다. 이런 방식에 대해 선수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낯설지는 않고 편하다." 팀의 우완 투수 주권은 감독의 소통 방식에 대해 말했다. "먼저 와서 말을 많이 해주시는게 더 편한 거 같다. 말을 안해주시면 눈치도 보이고 불편할 거 같다"며 감독의 소통 방식에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팀의 새로운 외국인 투수 돈 로치는 "그는 대단한 커뮤니케이터"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우리가 한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고, 팀이 이기는데 무어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다"며 말을 이었다.
소통에 꼭 말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정성곤의 불펜 투구를 지켜보던 그는 펑고 배트를 들고 타석에 들어서 타자 시점에서 투구를 관찰했다. 메이저리그 감독들도 많이 하는 방식이다. 두산베어스 감독 시절 타석에서 불펜 투구를 지켜보다 팔에 공을 맞은 아픈 기억이 있음에도 ’한 번 맞고 오겠다’는 농담을 던지며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히팅 포인트에서 공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중요하다. 공이 좋아보이는데 맞는 투수가 있고 별로인거 같은데 타자들이 못치는 투수가 있는데 히팅 포인트의 움직임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신경쓰는 것은 자신과 선수 사이의 의사소통만이 아니다. 투수들이 불펜 투구를 끝낸 다음에는 코치가 아닌 포수와 먼저 얘기를 나누도록 했다. "포수가 공을 받아 본 사람으로서 이야기를 해야한다. 공을 실컷 받아놓고 나중에 이것을 이야기하면 느낌이 덜하다. 투구가 끝나자마자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새로운 감독과 함께 시즌을 준비중인 kt 선수단은 오는 18일까지 애리조나 투산에서 훈련을 진행한다. 20일부터는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2차 훈련에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