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어쩌면 이것이 현실인지 모른다. 사상 첫 국내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한국야구의 낯 뜨거운 현주소를 들췄다.
김인식호의 1차 목표는 WBC 1라운드 통과였다. 말 그대로 1차 목표다. 서울을 벗어나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단 2경기 만에.
한국은 7일 열린 2017 WBC 1라운드 A조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패했다. 2패로 2회 연속 탈락 위기에 직면했다. 사진(고척)=천정환 기자
한국은 이스라엘에 이어 네덜란드에게도 졌다.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8일 네덜란드가 대만을 꺾을 경우, 한국은 2회 연속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신다. 대만이 아닌 한국에서의 탈락이다. 분패도 아니다. 힘 한 번 제대로 못 썼다.
이 2경기에 1라운드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누구나 다 알았다. 그렇게 대비도 했다. 한국은 꺼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마련했다. 장원준(두산)과 우규민(삼성)은 선발투수 중 가장 믿음직한 자원이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졌다.
빠른 템포의 교체로 효과를 극대화했던 계투도 통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는 한국 마운드를 효과적으로 두들겼다. 피안타만 19개(8개-11개)였다. 이스라엘전의 경우 4사구는 무려 9개였다.
이스라엘, 네덜란드, 대만. 결코 쉽지 않은 조 편성이다. 어느 때보다 잡음이 많아 팀 구성에 애를 먹었다. 김인식 감독은 지난 2월 11일 소집하면서 고충을 토로했지만, 그 뒤에도 엔트리는 또 교체해야 했다. 그럼에도 이전 대회에는 없었던 홈 이점을 가졌다.
예년보다 준비도 철저히 하고자 했다. 대회를 3주 남겨두고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WBC 본선 참가국 중 가장 빠른 소집이었다. 장거리 이동에 따른 시차적응 등을 우려해 소집보다 열흘 빨리 괌에 미니 캠프를 차리기도 했다. 또한, 상대를 낱낱이 파헤치기 위해 전력분석팀은 세계 곳곳을 찾아갔다.
한국은 7일 열린 2017 WBC 1라운드 A조 2차전에서 네덜란드에 패했다. 2패로 2회 연속 탈락 위기에 직면했다. 사진(고척)=김영구 기자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1라운드 통과는커녕 1승도 어려워졌다. 한국은 2경기에서 단 1점에 그쳤다. 찬스가 없지 않았으나 번번이 해결사 부재에 울었다. 당장 한 수 아래로 여겼던 대만을 상대로 승리를 자신하기도 어렵다.
냉정한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할 때다. 1년 5개월 전 프리미어12 우승에 취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야구는 점차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간판선수들은 하나둘씩 메이저리그로 진출했으며, KBO리그가 큰 인기를 등에 업고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얼마나 내실을 갖추며 발전했는지는 통찰해야 할 때다. 우물 안 개구리일지 모른다. 세계야구는 더 빠르게 레벨 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