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몇 승만 더했어도...’, ‘몇 패만 덜했어도...’. 시즌 막판이 되면 구단들 사이에서 나오는 아쉬움과 한탄들이다. 이 중 특정 구단에 유달리 약했다거나 특정 선수에 철저히 막혔다거나 하는 등의 결과는 더욱 더 아쉽게 다가온다. 지난 시즌 지역 라이벌 NC에게 1승15패로 밀렸던 롯데의 결과를 봐도 그렇다. 15패 중 5할 이상만 했어도 순위가 바뀌었을 것이라는 말이 실제로 롯데 팬들을 더욱 힘겹게 했다.
천적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하고 맞수라고 표현하기에는 부족하다. 올 시즌에도 KBO리그 구단들 사이에서는 이처럼 소위 물고 물리는 이색적인 매치 업 결과가 많았다.
▲고춧가루부대? 혹은 그냥 최하위팀
최근 뒷문불안으로 연패에 빠졌지만 KIA는 올 시즌 초반부터 부동의 리그 선두를 유지 중이다. 반면 시범경기와 시즌 초반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kt는 이후 빠르게 자리를 찾아 줄곧 10위에 머물고 있다. 겉보기에도 양 팀은 전력 차가 적지 않은데 1위 KIA는 6할이 넘는 승률이지만 kt는 3할대 초반에 머문다.
하지만 양 팀의 현재까지 상대전적은 정확히 5승5패다. 우천순연 경기가 많았지만 이를 제외 하고나서는 정확히 절반씩 나눠가진 것. 수치만 보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지만 당시 경기내용도 박빙이었고 뜨거웠다. kt 입장에서 KIA에게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톡톡히 소화했던 것이다.
이처럼 선두를 상대로 매운 맛을 보여준 kt지만 모두에게 이러한 결과를 만든 것은 아니다. 현재는 7위로 쳐져 있는 LG에게는 유독 약세를 면치 못하며 2승10패로 크게 밀리고 있다. 아직 4번의 맞대결이 남았지만 분명 올 시즌 크게 고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타격 최강팀 중 한 팀인 KIA에게는 절반의 승률로 대등하게 싸우고 있지만 타격에서 있어 약점이 적지 않은 LG에게는 압도적으로 밀리는 이색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반면 kt는 타선이 약한 LG에게는 2승10패로 철저하게 밀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KIA와 두산의 1,2위 숙명
5일 현재 리그 1,2위를 달리고 있는 KIA와 두산은 16번 대결 중 이제 1번의 대결만 남겨두고 게 됐다. 그런 가운데 승패는 7승1무7패로 정확히 5:5다. 남은 1경기는 우천 순연됐던 일정.
후반기 돌입 후 때마침 선두와 추격자 역할을 맡게 된 KIA와 두산인데 공교롭게 상대전적도 반씩 나눠가지고 있다. 남은 잔여일정 1번의 대결에서 무승부가 된다면 이대로 구도를 유지하게 된다. 확률 높은 가을야구 경쟁구도서 확실한 1,2위 대결로 긴장감이 조성될 전망. 반면 어느 한 쪽이 우위를 점한다면 이는 가을 내내 화제가 될 확률이 높다.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미리 보는 포스트시즌 분위기서 기선제압의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들의 순위를 가른 데는 한화의 보이지 않는 힘(?)도 작용했다. 한화는 올 시즌 KIA에게 3승8패로 철저하게 패했다. 반면 5일 결과 포함 두산에게는 7승7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KIA는 힘겹게 상대했고 두산에게는 거세게 도전했던 부분. 순위싸움에도 영향을 미쳤다.
▲뒤바뀐 역학관계, 롯데와 NC
롯데에게 지난 몇 년간 NC는 악몽 그 자체였다. 지역 라이벌 구도가 펼쳐진데다가 신생팀 격인 NC에게 전력에서 크게 밀리며 자존심이 상했다. 특히 작년은 그 절정에 이르렀다. 1승15패.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팬들은 롯데를 향해 ‘너희가 프로가 맞냐’고 가시 돋힌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롯데로서 곤혹스럽고 아쉬운 나날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롯데는 지난해 롯데가 아니었다. 단순 이대호 복귀효과를 떠나 팀 전력이 달라졌다. 특히 후반기 들어 질 것 같지 않은 막강함을 자랑 중인데 NC를 상대로는 더 강한 승부욕이 펼쳐보였다. 결국 롯데는 올 시즌 NC에 9승7패라는 우위를 점하는데 성공하며 맞대결을 마쳤다. 프로가 맞냐고 물었던 팬들은 이제 롯데 야구에 열광하는데 빠져 정신이 없을 정도다.
지난 시즌 NC에 1승15패로 밀렸던 롯데는 올 시즌 9승7패로 반전에 성공했다. 사진=MK스포츠 DB
▲LG에게는 특별한 넥센
줄곧 상위권을 유지하다 최근 7위로 떨어진 LG. 최하위 kt를 10승2패로 압도하는 등 하위권 팀들에게는 철저하게 1승을 따냈다. 9위 삼성에게도 8승4패. 하지만 상위권으로 올라갈수록 전적은 불리해졌다. 1위 KIA에게는 5승9패, 2위 두산에게도 5승1무7패로 열세다. 3위 NC에게도 4승10패로 철저하게 공략 당했다. 4위 롯데와는 6승6패1무로 동률. SK에게는 7승9패로 열세로 시즌을 마쳤고 한화에게도 6승7패로 밀리고 있다.
하지만 유달리 넥센과의 상대전적은 튄다. 9승5패. 고척에서 2연전이 남았는데 일단 시즌 우위를 점하는 데는 성공했다. 상위권팀에 강했고 하위권팀에 약했던 패턴과는 정반대다.
LG는 2011년 이후 넥센에 5년 동안 열세를 면치 못했다. 그런데 지난해 6년 만에 우위를 점하더니 준플레이오프에서도 예상을 깨고 넥센을 제압하며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다. 올 초에는 넥센과의 개막전을 싹쓸이하며 대넥센전 7연승 가도를 이어가기도. 이러한 기세가 있었는지 유독 넥센에게는 강했던 LG다. 지난달 말에는 황목치승의 절묘한 슬라이딩과 박용택의 끝내기 홈런 등이 더해지며 넥센에 인상 깊은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그렇게 상하위권 팀을 구분 짓던 LG에게는 미묘한 넥센과의 올 시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