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공룡군단’ NC다이노스에 새로운 에이스가 등장했다. 바로 KBO리그 최초 대만 선수로 화제를 모은 좌완 왕웨이중(26)이다. 왕웨이중은 지난달 24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개막전부터 두 차례 등판해 모두 승리를 거뒀다.
강렬한 등장이다. 지옥에서라도 데려와야 한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LG전에서 최고 152km의 직구와 140km대 중반의 커터로 LG타자들을 요리하며 7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고, 30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6이닝 동안 95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역시 최고 152km의 강속구와 144km까지 나온 커터로 롯데 타선을 잠재웠다. 이제 왕웨이중을 두고 ‘대만특급’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NC다이노스 왕웨이중. 2경기 만에 대만 특급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사진=안준철 기자
1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만난 왕웨이중은 “대만특급이라는 얘기는 들어봤다. 뭐, 특급이라기보다 다른 선수와 같은 선수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2011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건너간 왕웨이중은 곧바로 팔꿈치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2014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불펜으로 활약하며 통산 22경기에서 18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11.09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116경기(선발 67경기) 410⅓1이닝을 던져 26승 21패, 평균자책점 3.25의 성적을 남겼다.
아무래도 미국과 한국 생활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적응은 순조롭다. 왕웨이중도 “적응은 문제없다. 한국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아직 한국말을 많이 배우지 못해 서툴고, 적응할 게 많지만, 지금까지 과정은 괜찮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한국 내 여러 곳을 다니지는 못했다. 왕웨이중은 “동료들이 맛집을 데려가기는 하는데, 랜드마크는 못 가봤다. 한국에서 쉴 시간도 많지 않아서 못 다녔는데, 차차 야구장을 포함해서 한국의 관광명소를 둘러 볼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NC선수들과는 이제 스스럼없이 지낸다. 젊기도 하지만 원래 성격이 쾌활하고 흥이 많다. 언어의 장벽이 있다고 하더라도 구단 관계자들은 물론 선수들과 장난도 치고 선수들의 응원가를 따라하는 등 한국 생활을 즐기려 하고 있다. 인터뷰 중에도 이재학(28) 정수민(28) 등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누구와 많이 친하냐고 묻자 왕웨이중은 “투수들은 함께 운동해서 다 친하다. 한국 동료들이 전반적으로 잘 챙겨준다. 특히 선배들이 잘 챙겨준다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왕웨이중은 한 살 위 친형이 먼저 야구를 시작하면서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야구에 입문했다. 그의 친형은 대만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우완 왕야오린(27)이다. 현재 대만 라미고 몽키스 소속인 왕야오린은 2010시즌 시카고 컵스와 계약해 미국에 진출한 경험이 있고, 2013년 WBC에 대만 대표로 출전했다. 2014 인천아시안게임 예선 한국전에 선발 등판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선수다. 당시에는 1이닝 동안 4안타 5실점. 강정호에 홈런을 맞으며 조기 강판됐다. 아무래도 형이 한국전에 등판하기도 했고, 한국야구에 관심이 많았다. 왕웨이중은 "임창용, 이대호, 강정호, 김광현은 대만 선수들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해 역투 중인 왕웨이중. 사진=NC다이노스 제공
특히 30일 경기에서 이대호와 승부는 왕웨이중도 설레는 순간이었다. 세 차례 대결에서 삼진과 뜬공,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모두 왕웨이중이 모두 이겼다. 왕웨이중은 “이대호 선수가 굉장히 대단한 선수라는 걸 알았기에 특히 신경 썼고, 이대호 선수가 내 공을 배트에 맞히면 공을 바꿀 정도였다”고 밝혔다. 그는 두 경기 한국 타자들과 상대한 느낌에 대해 “미국 타자들과 스타일이 다르지만 한국 타자들 은 장타가 있고, 삼진 쉽게 안당하고. 나쁜 볼에 배트가 잘 안돈다”고 말했다.
왕웨이중은 개막전 선발 등판부터 대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는 물론, 준수한 외모 때문에 한국 내에서도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물론 왕웨이중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팬들께서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지만, 가끔씩 그것 때문에 부담이 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외모보다는 야구실력으로 마운드 위에서 보여 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지만 왕웨이중은 투수로서 제구와 멘탈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며 “제구가 좋아야 경기를 풀어갈 수 있는 게 당연하고, 멘탈이라 함은 내가 이 타자를 잡을 수 있다는 자신감과, 뒤에 있는 야수들의 수비를 믿고, 타자들이 점수를 내줄 것이라는 신뢰를 가리킨다. 그래야 수월하게 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부상당하지 않고 한 시즌을 잘 치르는 게 목표다. 스스로에 부담감 주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풀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