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38·LG트윈스)의 노련한 플레이가 패배로 빛이 바래졌다. 2타점 동점 적시타에 역전을 만드는 환상적인 슬라이딩 득점이었는데 아쉬움만 남게 됐다.
LG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위즈와의 팀 간 6차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3-4로 패했다. 연장 10회초 장성우에 내준 결승타가 아쉬웠다.
그래도 LG는 정근우의 플레이에 주도권을 잡았다. 베테랑 정근우의 노련한 플레이가 경기 흐름을 뒤바꾼 장면은 의미가 있었다.
LG트윈스 정근우가 2일 잠실 kt위즈전에서 안타와 절묘한 주루, 슬라이딩으로 5회 3점을 이끌었다. 하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사진=김재현 기자
이날 LG 타선은 4회까지 kt 선발 조병욱에 끌려다녔다. 1회말 1사 후 오지환이 투수 글러브를 스치며 굴절되는 내야안타로 출루하긴 했지만, 김현수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2사 1루로 바뀐 로베르토 라모스 타석에서 도루를 시도하던 오지환이 조병욱의 견제에 걸려 1루로 귀루하다 죽었다. 허무한 이닝 종료였다.
반면 kt 타선은 홈런 두 방으로 LG의 기를 죽였다. 1회초 2사 후 멜 로하스 주니어의 중월 솔로포, 2회초 선두타자 유한준에게 좌월 솔로홈런을 맞았다. 0-2로 뒤진 상황에서 LG타선은 2회부터 4회까지 조병욱에 삼자범퇴로 9타자 연속 범타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다만 kt는 3회 무사 만루, 4회 주자 2명을 내보내고도 득점하지 못하며 달아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5회초도 1사 후 황재균이 안타를 때렸지만, 로하스의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찬스가 무산됐다.
그러자 5회말 흐름이 LG쪽으로 넘어왔다. 선두타자 라모스가 우전안타, 채은성의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무사 2, 3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정근우의 맹활약이 시작됐다. 첫 타석인 2회말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좌익수 뜬공에 그쳤던 정근우는 조병욱의 초구를 잡아 당겨 좌중간에 떨어뜨렸다. 라모스와 채은성이 홈으로 들어오는데 넉넉한 타구였다. 2-2 동점이 만들어졌고, 정근우는 중견수의 홈 송구때 2루까지 진루하는 재치있는 주루도 선보였다.
정근우의 진가는 다음 장면에서 나왔다. 후속타자 홍창기의 1-2루 간을 빠지는 타구를 kt 2루수 박경수가 잡았는데, 3루까지 진루한 뒤 수비를 보고 홈까지 쇄도했다. 박경수도 곧바로 홈으로 송구를 했다. 타이밍 상으로는 아웃이 되는 듯했다. 분명 정근우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보다 홈송구와 허도환의 태그가 빨라보였다. 하지만 김선수 구심의 판정은 세이프였다. 느린 그림 상으로 보면 정근우가 왼쪽 손이 홈플레이로 뻗어갔고, 허도환의 미트가 정근우의 왼손을 향할 때, 정근우는 왼손을 접어 오른손을 다시 뻗었다. 이에 허도환의 미트는 홈을 스치듯 정근우의 오른손으로 다시 향할 때 슬쩍 뺐던 왼손으로 홈플레이트를 정확히 찍었다. 허환의 미트는 이후 정근우의 몸과 접촉했다.
정근우의 노련함이 돋보인 밑장빼기 슬라이딩이었다. kt에서도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지 않았다. 3-2로 역전에 성공하는 짜릿한 득점이었다.
이후 정근우는 8회부터 구본혁과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하지만 하필 정근우가 빠진 8회초 kt 3-3 동점을 허용했고, 10회초 1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10회말 무사 1루 기회는 무득점으로 무산시켰다. 정근우가 만든 5회말 3점 플레이가 더욱 아쉬운 목요일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