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스 잡은 `2군 홈런왕` 그러나 기회는 그만의 것이 아니다

LG 이재원의 별명은 '2군 홈런왕'이다.

2군에선 감히 적수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올 시즌 2군에서 뛴 59경기서 무려 16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타점도 55개나 올렸다.

2군 장타율이 무려 0.556이나 된다. 상대의 견제가 심하다보니 볼넷도 많이 얻는다. 타율은 0.270인데 출루율은 0.381이나 된다.

2군 홈런왕 이재원이 1군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바늘 구멍 같은 기회를 살려내는 것 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사진=MK스포츠 DB
2군 홈런왕 이재원이 1군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바늘 구멍 같은 기회를 살려내는 것 만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다. 사진=MK스포츠 DB
워낙 힘이 좋은 것으로 소문이 나다보니 1군에서도 불러서 써 보지 않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이재원을 불러서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팀 내.외부에서 끊임 없이 나오고 있다. 애써 외면하고 있던 류지현 LG 감독도 결국 이재원을 불러 올려 기회를 줬다.

1경기 뿐이었지만 7월5일 한화전서 5타수 1안타로 신고식을 치렀다.

그런 이재원에게 찬스가 왔다. 외야수 채은성이 대표팀과 연습 경기 도중 손가락 부상을 당했다. 누군가는 그 자리를 메워야 한다. 이재원의 이름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이재원이 실제로 기회를 꿰찰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여전히 1군 무대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일단 1군 엔트리서 살아 남아야 한다.

후반기 엔트리 제출은 경기 시작 3시간 전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아직 후반기 엔트리를 최종 확정하지 않았다. 몇몇 선수들의 컨디션을 좀 더 체크해 봐야 한다. 이재원이 엔트리에 포함될지 여부도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내일 전체적인 선수들의 컨디션을 체크한 뒤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군에 살아 남는다해도 채은성의 빈 자리를 이재원이 차지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 보다 먼저 1군에서 실적을 냈던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류 감독은 "채은성의 빈 자리는 그날 그날 상대 선발에 따라 결정하게 될 것 같다. 이형종도 있고 이천웅도 후보다. 물론 한 선수에게 쭉 맡길 수도 있다. 다만 변수가 있기 때문에 상대 선발과 우리 팀 사정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다. 이재원도 후보 중 한 명이긴 하지만 이재원에게 무조건적으로 기회가 가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재원의 파워는 더 이상 검증이 필요 없다.

박용택 KBSN 해설위원은 "야구를 하면서 그런 파워는 본 적이 없다. 외국인 선수를 다 통털어서도 파워는 이재원이 단연 최고다. 박병호의 신인 시절을 보는 것 같다. 분명 관심을 갖고 키워볼 만한 재목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박병호가 그랬듯 이재원에게도 기회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기회를 언제 어떻게 얼마나 줘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박병호의 경우도 LG에선 더 이상 기회를 줄 수 없어 히어로즈로 트레이드가 된 것이었다. LG에서도 기회를 준다고 줬지만 결국 터지지 않았다.

그러다 히어로즈로 팀을 옮긴 뒤 잠재력이 폭발한 케이스다. LG는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이재원을 키우기 위한 여러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현재 상황에서 이재원을 믿고 가기엔 위험 부담이 크다. '윈 나우' 버튼을 강하게 누른 LG 입장에서 유망주에게까지 기회를 주고 기다려주며 시즌을 운영하기는 어렵다.

과연 이재원에게는 얼마나 시간이 주어질 수 있을까. 이재원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기회를 보장 받을 수 있을까.

기회가 온 것은 분명하지만 그 유효 기간이 어느 정도일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LG의 '윈 나우' 속에선 더욱 더 그 시간이 짧아질 수 밖에 없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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