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날, 같은 장소. 둘 다 블랙을 입고 머리를 묶었지만 전혀 다른 아름다움을 드러냈다. 혜리는 우아하게 빛났고, 김태리는 정숙하게 반짝였다.
18일 서울 성수동, 한 주얼리 브랜드의 팝업 포토행사에 배우 혜리와 김태리가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30도에 육박하는 여름 햇볕 속, 두 사람 모두 블랙으로 무장했지만 서로 다른 매력을 드러내며 많은 이들의 감탄을 불렀다.
혜리는 새틴 소재의 슬리브리스 블라우스에 하이웨이스트 팬츠를 매치해 시원한 도회미를 표현했다. 로우번으로 단정히 묶은 머리, 얇은 진주 이어링, 심플한 실버 헤어핀까지 군더더기 없이 떨어지는 선이 오히려 그녀의 여름 분위기를 살렸다. 햇살에 닿은 어깨 라인, 유리잔처럼 투명한 미소는 ‘심플함이 최고치에 닿을 때 생기는 우아함’을 증명했다.
반면 김태리는 오프숄더 프릴 탑과 하늘하늘한 플레어 팬츠로 부드러운 볼륨감을 강조했다. 같은 슬릭 로우번 헤어였지만, 광택감 있는 텍스처와 귀 뒤 잔머리 포인트는 김태리만의 절제된 생기를 담아냈다. 주얼리도 상반됐다. 혜리는 진주로 정적인 클래식을 택했고, 김태리는 플라워 모티브와 실버 펜던트로 경쾌함을 살렸다. 같은 블랙, 같은 묶은 머리지만 결과는 정반대의 결이었다.
혜리는 ‘단순함의 끝’이란 말을 입증했고, 김태리는 ‘절제된 볼륨’의 정석을 보여줬다. 올여름, ‘블랙을 입은 여성’이라는 말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모의 결차이가 그곳에 있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