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LG의 장자방'으로 불렸던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사진)이 대림산업에 LG DNA를 심고 있다.
그는 대림가 오너3세인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의 신임을 등에 업고 회사 체질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구본무 LG그룹 회장 동생인 구훤미 씨의 사위이기도 하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남 전 부회장은 대림산업 고문 자격으로 이 회사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그는 과거 LG전자를 '국적 없는 세계적 마케팅 회사'로 키우려고 했던 것처럼 건설ㆍ석유화학이 주사업인 대림산업을 글로벌 건설ㆍ소재 회사로 키우는 데 정열을 불사르고 있다.
최근 LG전자와 컨설팅사 출신들도 남용 고문을 따라 대림산업에 입사한 사례도 있다. 남 고문은 대림산업 주식 1436주를 보유할 정도로 책임경영 의지도 보여주고 있다.
LG그룹 기획조정실, LG텔레콤 사장 등을 거치며 '전략가'로 불려온 남 고문은 LG전자 대표 시절 외국인 임원과 컨설팅사 출신 등을 대거 영입하며 글로벌화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 영향으로 2010년 2분기부터 시작된 실적 악화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형태'로 LG전자 부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재계 관계자는 "남 고문은 이 부회장에게 경영 멘토와도 같은 존재"라며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면서 회사의 변화를 추구했고 그 일을 책임질 적임자로 남 고문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고문과 이 부회장의 인연도 눈에 띈다. 1976년 LG에 입사해 30년 넘게 일해온 남 고문은 회장실에서 구자경 명예회장, 구본무 회장 등 회장만 2세대를 모셨다. 임원으로 승진한 것도 회장실 근무 시절이던 1989년이었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손녀사위다. 이 부회장의 장모인 구훤미 씨는 구 명예회장의 딸이다. 남 고문은 구자경-구본무-이해욱으로 이어지는 구씨 가문 경영인들을 3대째에 걸쳐 보좌하고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과도 연이 닿아 있다. 이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경복고 동창으로 야구장에서 삼성라이온즈와 LG트윈스 경기를 함께 볼 정도로 친분이 두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