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만 반짝반짝…원맨팀 한계 드러난 키움, 숙제가 많아졌다 [MK시선]

키움 히어로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 시작 전까지만 해도 기세가 대단했다. 사상 첫 5위팀 업셋은 기정사실인 듯했다. 기세를 이어 준플레이오프를 넘어 플레이오프까지 바라봤다.

하지만 가을밤의 꿈으로 남았다. 현실은 이정후(23) 원맨팀이라는 한계만 증명했다.

키움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의 2021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8-16으로 완패했다.

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키움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와일드카드 2차전 경기에서 두산이 16-8로 승리했다. 키움 이정후가 경기를 마친 뒤 두산 선수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마운드가 붕괴된 게 대패의 원인이었다. 믿었던 선발 정찬헌이 1⅓이닝 4실점으로 일찌감치 내려갔다. 이어 올라온 선발요원 한현희(2⅓이닝 5실점)-최원태(1⅔이닝 4실점)마저 모두 무너졌다. 이어 올라온 불펜진들도 속수무책이었다. 두산은 장단 20안타를 두들겼다. 2차전까지 잡고 업셋을 노렸던 분위기는 사라졌다. 오히려 전력 차이라는 냉정한 현실만 확인했다.



그나마 이정후의 고군분투가 위안이 됐다. 1차전 승리의 주역이었던 이정후다. 4-4로 맞선 9회초 2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 데일리 MVP에 선정됐다. 이날도 이정후는 5타수 4안타 3타점 경기를 펼쳤다.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가을에도 이정후의 방망이는 역시 매서웠다.

1회초 첫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는 두 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를 때렸다. 세 번째 타석은 1-9로 뒤진 5회초에 찾아왔다. 2사 만루 기회에서 이현승을 상대했다. 이정후는 완벽한 스윙으로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렸다.

이정후가 추격을 알렸지만 키움 마운드가 무너지며 사실상 승부는 크게 기울었다. 4-16까지 점수가 벌어졌다. 하지만 이정후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8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추가한 안타로 키움은 3득점에 성공했다. 이어진 9회초 마지막 타석까지 기어코 안타를 추가하며 이정후는 4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이정후만 최선을 다한 모양새였다. 홍원기 감독은 흔들리는 투수를 마운드 위에 그대로 방치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홍 감독도 경기 후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해 자책했다.

이정후 외에는 키움 선수단에 투지와 근성을 찾아볼 수 없는 결과물이었다. 포스트시즌 탈락으로 키움은 이정후 원맨팀이라는 현실만 자각해야 했다.

이제 키움은 2021시즌을 통해 드러난 과제와 숙제를 풀어야 한다. 외국인 선수 구성부터, 조상우의 군입대로 새로 판을 짜야할 불펜 등 각 포지션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한다. 초보의 한계를 드러낸 홍원기 감독도 2년 차에는 좀 더 원숙한 팀 운영이 요구된다. 키움은 늦가을부터 분주하게 움직여야 한다.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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