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 나우’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LG 트윈스의 2021 시즌은 준플레이오프까지였다. 목표였던 한국시리즈는 물론 플레이오프 무대조차 밟지 못한 채 가을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했다.
LG는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10으로 졌다.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탈락하며 두산에게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넘겨줬다.
류지현 LG 감독은 경기 후 "기대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아 아쉽다"며 "부족했던 부분을 잘 준비해서 내년 시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LG 트윈스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10으로 패한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올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LG를 우승후보로 분류하지 않은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10개 구단 중 가장 탄탄한 마운드를 구축한 데다 주전 야수 베스트9이 확립돼 있어 충분히 대권 도전이 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개막 후 주축 타자들이 일제히 타격 슬럼프에 빠지면서 LG의 계산은 어긋났다. 홍창기, 김현수, 채은성만 제 몫을 했을 뿐 이형종, 유강남, 김민성 등이 1군 주전으로 자리 잡은 이후 최악의 성적을 찍으면서 투타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까지 부상으로 지난 7월 퇴출되면서 LG의 창은 더욱 무뎌졌다. 타자들이 잘 쳐서 이기는 경기보다 투수들의 어깨에 의존해 승리를 따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LG가 전력 보강을 게을리했던 건 아니었다. 시즌 개막 직전 우타 거포 내야수 양석환을 두산으로 보내고 국가대표 좌완 함덕주를 데려와 선발 로테이션에 완벽함을 더하려고 했다. 라모스의 부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메이저리그 통산 92홈런을 쏘아 올렸던 저스틴 보어를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했다.
취약 포지션이었던 2루수 보강을 위해 검증된 우완 선발 정찬헌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했다. 최전성기가 지났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타격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었던 서건창을 키움에서 데려왔다.
그러나 LG의 과감했던 배팅은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함덕주는 부상에 시달리며 16경기 21이닝 소화에 그쳤다. 보어는 후반기 32경기 타율 0.170 3홈런 17타점의 처참한 성적을 남긴 채 지난 9월 중순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후반기 팀에 합류한 서건창도 68경기 타율 0.247 2홈런 24타점 6도루로 기대했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성과가 폄훼될 이유는 없다. 높아진 팬들의 눈높이에 가을야구 정도로 성이 차지 않을 수 있지만 LG가 3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한 건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2017 시즌 6위, 2018 시즌 8위에 그쳐 2년 연속 하위권에 머물렀던 것을 떠올려보면 현재의 LG는 분명 달라졌다.
탄탄한 투수진을 갖춰 내년에도 충분히 상위권 다툼을 이어갈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문보경, 문성주, 이영빈 등 야수진의 세대교체를 꾀할 수 있는 유망주들의 등장도 성과였다. 2021년을 마냥 실패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다만 대권 도전을 위해 채워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히 확인한 만큼 겨우내 냉철한 자기반성과 분석을 통해 더 높은 곳으로 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