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나란히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3)와 kt 위즈 강백호(22)가 그라운드가 아닌 시상식에서 타격 실력만큼 뛰어난 입담을 뽐냈다.
이정후는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에서 올해의 타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정후는 올해 123경기 타율 0.360으로 프로 데뷔 5번째 시즌 만에 타격 1위에 올랐다. 프로 데뷔 첫 타이틀을 타격왕으로 장식했다.
kt 위즈 강백호(왼쪽)와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엘리에나호텔 임페리얼홀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사진(서울 논현동)=김재현 기자
아버지 이종범(42) LG 트윈스 코치가 해태 타이거즈 소속으로 1994 시즌 타격왕에 올랐던 가운데 세계 야구사 최초의 부자(父子) 타격왕이라는 역사를 썼다. 이정후는 "내년에 더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한 뒤 "아버지께서도 많이 축하해 주셨고 올 시즌 성적을 발판으로 더 좋은 선수가 돼라는 조언도 해주셨다"고 말했다.
kt의 'V1'을 견인한 강백호는 올해의 선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올 시즌 타율 0.347 16홈런 102타점으로 홈런을 제외한 대부분의 타격 지표에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공교롭게도 절친한 후배 강백호와 시즌 막판까지 타격왕을 다툼을 벌였다. 미디어와 팬들은 두 사람의 선의의 경쟁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강백호는 이정후에 밀려 타격 3위로 마감한 대신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이정후와 강백호는 앞으로 한층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가 최근 이정후의 집 근처로 거처를 옮기면서 이웃사촌까지 됐다.
이정후는 "강백호가 얼마 전 저희 집 근처로 이사를 왔다. 나에게 뭐라도 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백호에게 밥을 사달라는 얘기를 꼭 하고 싶다"고 압박을 보냈다.
강백호도 이정후의 입담에 밀리지 않았다. 강백호는 "연봉 협상이 잘 되면 맛있는 밥 한번 사드리겠다"며 "이숭용 단장님께서 이 자리에 계시는데 계약에 따라서 소고기를 먹을 수도 있고 분식집에서 라면을 먹을 수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