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3연패·6대 메이저 석권’ 꿈이 아니다 세계기록 보유에 리우, 도쿄 등 올림픽도 2연패 “다툼없는 세상 원한다”며 러시아 침공 우회 비판 ‘남자마라톤 올림픽 3연패’,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 석권’.
‘기록 제조기’ 엘리우드 킵초게(38‧케냐)가 세계 마라톤 역사를 다시 쓸 것인가. 불혹의 나이를 앞둔 그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경지에 다다를 가능성은 매우 크다. 세계기록(2시간1분39초) 보유자인 킵초게는 지난 6일 도쿄에서 열린 도쿄마라톤 남자부에서 역대 세계 4위 기록인 2시간 2분 40초로 우승했다. 이로써 킵초게는 2014년 시카고, 2015년, 2016년, 2018년, 2019년 런던, 2015년, 2017년. 2018년 베를린에 이어 2022년 도쿄마라톤에서도 정상에 올라 세계 6대 메이저 마라톤대회 가운데 4개 마라톤을 석권했다. 킵초게가 남겨 놓은 나머지 2개 메이저 마라톤대회는 미국에서 열리는 보스턴(4월) 뉴욕(11월) 2개 마라톤대회뿐이다.
엘리우드 킵초게가 6일 제15회 도쿄마라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때문에 연기된 대회라는 의미로 ‘Tokyo Marathon 2021’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사진=AFPBBNews=News1
킵초게는 도쿄마라톤 경기 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난해 여름 삿포로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했고, 올해 다시 도쿄를 찾아 강인한 레이스를 펼쳤다. 2시간 2분대 기록으로 우승해 기쁘다"며 "6대 메이저 마라톤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자랑스럽다. 나는 다툼 없는 세상을 원한다. 오늘 나의 승리가 전 세계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혀 최근 벌어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 대회 3연패 겨냥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이어 지난해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우승한 킵초게는 2년 뒤 열릴 2024 파리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 대회 3연패를 노리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킵초게의 올림픽 최초 3회 연속 우승의 대기록 달성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 올림픽에서 남자마라톤 2연패를 한 선수는 에티오피아의 아베베 비킬라(1960년 로마, 1964년 도쿄)와 동독의 발데마어 치르핀스키(1972년 뮌헨, 1976년 몬트리올)에 이어 킵초게가 세 번째다.
중장거리 뛰다 2012년 마라톤으로 전향 1984년 케냐 난디현에서 태어난 킵초게는 1999년 중학교를 졸업했고 2002년 국제육상연맹(IAAF) 세계 크로스컨트리 선수권 주니어 경기에 케냐 대표로 출전해 5위를 기록했으며, 2003년 IAAF 세계 크로스컨트리 선수권 주니어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그해 세계 육상 선수권대회 5000m에 출전해 모로코의 전설적인 육상선수 히샴 엘 게루주보다 0.04초 앞선 12분52초79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5000m에서는 동메달을, 2008년 베이징 올림픽 5000m에서는 은메달을 따 마라톤 전향의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킵초게는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입문, 두각을 나타냈으며 2014년 시카고마라톤(2시간 4분 11초) 2015년 베를린 마라톤(2시간4분00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마라톤에서 2시간 8분 44초의 기록으로 우승한 그는 2017년 5월 6일 동료 마라토너 2명과 함께 나이키가 주최한 ‘Breaking 2’행사에서 2시간 25초의 기록으로 우승했으나 IAAF의 공인은 받지 못했다.
2018년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1분 39초의 세계최고기록을 세웠으며 2019년 런던 마라톤에서는 2시간 2분 37초를 기록, 역대 세계 2위의 마라톤 기록도 작성했다. 2021년 4월 네덜란드 NN미션마라톤에서 2시간 4분 30초로 우승한 킵초게는 4개월 뒤 폭염 속에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마라톤에서도 2시간 8분 38초로 올림픽 2연패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 6월 케냐에서 오주한, 심종섭 등 한국 남자 대표선수들을 지도하며 킵초게의 훈련을 지켜봤던 김재룡 한국전력 마라톤팀 감독은 “킵초게가 37세의 나이였지만 뛰어난 체력에 성실한 훈련이 돋보였다”며 “킵초게는 2년 뒤 열릴 파리올림픽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이종세(용인대 객원교수·전 동아일보 체육부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