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야수 문성주의 올해 연봉 4,200만원.
슈퍼스타가 즐비한 KBO리그에서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봉이다. 올해 KBO리그 평균 연봉은 1억5,259만원으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다. 하지만 연봉과 지명 순서와 같은 ‘숫자’가 모든 가치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문성주는 지금 LG 타선의 희망이다.
LG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어린이날 더비’에서 4-9로 완패했다. 시즌 2연패로 5위에 머물렀다. 더군다나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5이닝 동안 KBO리그 데뷔 이후 최다인 8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그리고 2만 4,012명이 운집한 잠실과 안방의 ‘엘린이’들에게 희망을 준 건 다름 아닌 문성주였다. 문성주는 이날 8회 추격의 홈런 터뜨리며 상심한 팬들에게 위로를 줬다. 동시에 현재 문성주는 LG 타자 가운데 타율 부문에서 유일하게 TOP10 안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타율은 4할5리로 1위 한동희(롯데)에 단 1리 뒤진 2위다.
주전 발탁이 늦어 타석 숫자가 적지만 임팩트는 상당하다. 벌써 9번의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8개의 2루타를 때렸다. 장타율은 5할8푼1리다.
무엇보다 출루율 부문에서 4할8푼9리로 리그 단독 1위에 올라 있다. LG 타자 가운데 유일한 타격 지표 선두 기록이다.
최대 장점은 스윙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문성주는 레그킥을 하지 않고 스윙폼이 크지 않기 때문에 어떤 유형의 투수들이 나오더라도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스타일이 아니”라며 “제자리턴 동작이 좋다. 최근엔 스코어링 포지션에서 부담을 느낀다는 걸 인지했는데 그런 경험을 통해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9푼1리의 득점권 타율은 문성주의 현재 유일한 약점이다. 하지만 이것도 타석 경험이 쌓이면 개선될 것이라 내다봤다.
출루율이 높은 것은 상대 대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봤다. 류지현 감독은 “성급하게 공을 앞에 놓고 치는 유형이 아니”라며 “간결하게 짧게 휘두르면서 공을 뒤에 놓고 친다. 그래서 영향을 덜 받기에 출루율도 문성주의 장점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고 했다.
하지만 문성주의 성공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따로 있다. 바로 ‘노력’과 ‘성실함’이다. 어쩌면 이 시대에 구식이 되어버린 이야기. 하지만 경북고 졸업 이후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영동대에 진학해 2년을 보낸 이후 2018 LG 2차 10라운드 97순위로 간신히 프로에 지명받은 문성주는 여전히 노력의 힘을 믿는다.
LG 관계자는 “문성주는 선수단에서도 항상 가장 일찍 출근하는 선수들 중 1명”이라며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매우 성실하고 항상 진지하게 훈련하는 선수”라고 문성주를 설명했다.
이런 노력은 빛을 발했다. 퓨처스 코칭스태프들로부터 늘 최고의 평가를 받았고, LG는 문성주를 병역 의무를 빨리 수행하게 한 이후 지난해부터 1군에서 기용하고 있다. 특히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선 3경기서 타율 0.273 3타점으로 활약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문성주는 이른바 ‘흙지명’ 선수들의 희망이기도 하다. 입단 순서마저 ‘다이아, 금, 은, 동, 흙’으로 나누는 세태에서 편견을 부수고 신데렐라처럼 나타난 문성주의 모습에서 LG 타선의 희망을 기대하게 되는 건 과한 마음은 아닐 것이다. 지금 LG에게 필요한 것은 연봉 순서나, 이름값이 아니다. 어쩌면 류 감독의 이 말은 모든 선수가 뼈저리게 느껴야 할 말일지도 모르겠다.
“신인 선수들이 프로에 입단하고 잠실구장으로 인사를 왔을 때 해준 말이 있다. 들어올 때는 순서가 있지만 잠실야구장에 (다시)오는 데는 순서가 없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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