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의 박지현(22)은 한국 여자농구의 미래이자 현재다. 고교 시절부터 태극마크를 품었고 지금은 WKBL을 대표하는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가 됐다.
그러나 ‘위대인’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의 눈에는 박지현의 모든 게 아쉽다. 시즌, 오프 시즌 모두 그의 시선은 항상 박지현을 향해 있을 정도로 애정이 깊다. 그만큼 아쉬운 말도 많이 한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박지현을 향해 애정 깊은 채찍을 아끼지 않는다. 사진=WKBL 제공
19일 서울 장위동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만난 위 감독은 훈련 내내 박지현에게 쓴소리를 뱉었다. 특별한 일은 아니다. 우리은행에서 위 감독의 가장 많은 꾸짖음을 받는 것이 박지현이다.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 고개를 한 번 끄덕이지만 좋지 못한 플레이가 나올 때는 끊임없는 지적이 이어진다. 위 감독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이 장면을 본다면 이상하게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애정 없는 지적이 없다. 우리은행, 흔히 WKBL 왕조로 불리는 이 팀에서 주전으로 뛰려면 항상 거쳐야 할 단계다.
실제로 박지현은 현재 기량만으로도 WKBL 정상급 경쟁력을 지니고 있다. 183cm에 가드-포워드를 두루 맡을 수 있으며 수비는 1번부터 5번까지 전부 소화가 가능하다. 김단비를 잇는 또 다른 멀티 플레이어다. 2021-22시즌에는 29경기에 출전, 평균 33분 16초 동안 12.6점 6.9리바운드 3.1어시스트 1.4스틸을 기록했다. 공격과 수비 밸런스는 어린 나이대에 비해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다만 위 감독이 아쉬워하는 건 확실한 무기가 없다는 것이다. 농구에선 다 잘하지 않는 이상 한 가지 강점을 가진 선수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위 감독은 잘 알고 있다. 실제로 박지현은 정해진 포지션이 없다. 시간이 무의미하게 지나간다면 박지현 역시 정체성을 찾기 힘들어질 수 있다.
위 감독은 “(김)단비와 (박)지현이는 다르다. 지금은 그렇다. 지현이는 워낙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는데 어떤 자리에 서는 게 좋을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고 있다. 본인도 느껴야 할 부분이다”라고 고민했다.
또 기량 정체에 대해 우려했다. 위 감독은 “지현이는 어린 선수다. 지금 가진 기량이 전부가 아니다. 앞으로 더 좋아져야 하며 지금 상황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 내 눈에는 발전 속도가 점점 더뎌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애정이 없다면 할 수 없는 말이다. 또 지금의 박지현에게 만족하지 못한다는 건 오히려 극찬이기도 하다. 그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며 앞으로 박지수와 함께 WKBL을 지배할 선수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박지현의 의지다. 지금 단계에 만족한다면 분명 많은 돈을 벌고 또 좋은 평가를 받으며 안정적인 프로의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나 한 단계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갈 의지가 있다면 최고의 자리에 설 수 있다. 위 감독은 이 사실을 알고 있고 그렇기에 박지현을 향해 애정 어린 채찍을 아끼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