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10일 만이다. 군대 갔다 온 기분, 확실히 그보다 더 힘들었다. 지금 당장이라도 1군에서 던지고 싶다.”
SSG 랜더스의 잠수함투수 박종훈이 1년 1개월의 공백을 깨고 랜더스필드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종훈은 19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파주 챌린저스와 SSG 퓨처스팀의 연습경기에 등판해 4.2이닝 1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SSG 랜더스의 잠수함투수 박종훈이 1년 간의 부상 재활 공백을 이겨내고 1군 복귀 채비를 마쳤다. 스스로는 군대 갔다온 기분, 아니 그보다 더 힘들었다며 그간의 고충을 설명했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결과 보다 내용이 더 중요했던 경기. 박종훈은 총 투구수 72구를 소화하면서 스트라이크 45구, 볼 27구를 뿌렸다. 직구-투심(39구)-커브(32구)-체인지업(1구)을 섞어 던졌다. 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32km, 평균은 130km였고, 커브는 최고 121km, 체인지업은 115km로 측정 됐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 이후 5월 퓨처스 1경기 등판 이후 어깨 통증으로 실전 복귀가 계속 미뤄졌다. 그리고 7월 8일 청백전 등판 이후 오랜만의 실전 경기였지만 경기 감각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다음은 경기 종료 후 진행한 인터뷰의 박종훈과의 일문일답이다.
▲얼마만의 SSG랜더스필드 등판인가. 소감도 궁금하다.
(곧바로 날짜를 꼽으며) 13개월 10일만인 것 같다.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아프지 않아서 오늘 기분이 좋았다. 지금 기분이 매우 좋다. 당장 경기에 던질 수 있고, 오늘 불러주면 바로 던질 수 있다.
▲1군 복귀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일단 지금 1군에 들어올 자리가 있을지 모르겠다. 우선 다음 주 화요일 80구, 그리고 1군 복귀 후 등판이 나의 계획이다.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께서 결정한 부분이 아닌 내 목표지만.
▲그만큼 최대한 1군 복귀를 빨리 하고 싶어 보인다. 비슷한 시기 수술을 받은 문승원이 먼저 복귀해서 던지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
당연하다. (문) 승원이 형 복귀에 대해선 어떻다고 말하기 그렇다. 우선(문) 승원이 형이 잘했으면 좋겠다. 내 경우엔 애초에 빨리 오고 싶다는 생각이 정말 강했다. 그래서 서둘다 보니까 어깨가 아팠던 것 같다.
▲부상 재활 과정은 어땠나 재활하는 동안, 퓨처스와 재활군 파트에서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잘 만들어주셨다. (그런데) 내가 너무 급하다보니까 ‘조금 더, 조금 더’ 하다 보니까 통증이 생겼다. 그러면서 더 조급해지고, 괜히 더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고...이런 저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프지 않은 게 행복한 것’이란 걸 잠깐 잊고 지냈었던 것 같다.
▲프로 데뷔 후 이만큼 공백이 긴 적이 있었나
(이만큼 공백이 길었던 건) 야구를 시작 하고 나서 처음이었다. 우선 처음에는 답답했다. 오죽하면 수술 한 다음 날 공을 던져보려고 했었다. 지금은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공 던지는 것 자체로 재밌다. 계속 던지고 싶다.
▲재활 기간 가족들의 도움과 배려도 컸을 것 같다
아내가 배려를 정말 많이 해줬다. 항상 고맙고 감사하다. 아내가 없었다면 이렇게 야구하지도 못했다. 예전에 인터뷰에서도 ‘아내를 만나서 야구를 열심히 하게 됐다’고 한 적이 있다. 정말 그대로다. 가정이 생기고 나선 더 열심히 하게 됐다. 지금 슬슬 둘째가 말을 하고 첫째는 야구에 대한 건 더 알게 됐다. 좀 더 열심히 하게 되고..(그래서) 다 고맙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제대로 해서 올라 와라, 다시 (퓨처스에) 가고 싶냐’고. ‘제발 서두르지 마’라고. 말씀하셨다. 그런데 지금은 안 아프다(웃으며).
▲재활 기간 팀이 줄곧 1위였는데, 복귀에 대한 동기 부여가 더 생겼을 것 같다
당연히 동기부여는 들었다. 그렇지 않더라도 1군 투수진에 진짜 들어갈 자리가 없는 것 같다. 오늘도 김원형 감독님께 ‘중간에서 던지려고 더 세게 던졌습니다’라고 말씀드리기도 했는데, 내 앞에 등판한 모리만도도 잘 던져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독님께선 좋은 고민이시겠지만...내게는 그냥 고민이다(웃음). 최대한 잘 해야 한다.
▲올해는 보직에 대한 욕심이나 목표는 없나
내가 활용도가 있는 곳에서 던질 수 있다면 좋다. 1군 에서 써주시는 것 만으로도 좋을 것 같다. 물론 선발 투수로 뛰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히 있지만 1군에 다시 오고 싶은 게 첫 번째고, 다시 마운드에서 던지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 오죽하면.
팀의 통합우승을 위해, 잔여 시즌 1군에서 1패도 당하고 싶지 않다는 게 박종훈의 생각이다.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지금 강화 퓨처스 구장 숙소를 쓰고 있는데, ‘다시는 이 곳에 오지 않아야지’라는 마음으로 현재 모든 짐을 다 싸놓고 다음 주 화요일 등판 이후, 만약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께서 ‘1군에 올라오라’고 하는 순간 ‘다시는 강화 쪽으로 발도 안 들이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어째서인가?
강화 퓨처스 구장은 환경도 좋고, 시설도 좋고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너무나 잘 되어 있다. 하지만 관중도 없고, (승부에 대한) 재미랄까. 그런 게 없다. 평화로운 그 분위기에 내가 너무 젖어 있을까 봐 걱정했다. 그래서 다신 가고 싶지 않다. 지금 1군 라커룸에 내 이름이 없다. 빨리 내 자리를 되찾고 싶다.
▲상무 국군체육부대 시절 보다 더 힘들었나
군대 갔다 온 기분, 아니 군대 생활보다 힘들었다. 확실했다. 조금 더 지루했고 힘들었다. 몸도 물론 심적으로도 힘들었던 것 같다.
▲SSG가 선두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잔여 시즌 팀의 목표는 뭘까
예전에 우리 팀에 대해 ‘4위만 해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데 추신수 선배가 팀에 온 이후 ‘프로라면 당연히 우승을 목표로 해야 하고, 또 우승이면 통합우승을 하는 게 맞는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모든 선수가 그 마음과 똑같을 것이다. 우린 통합우승이 목표다. 그 때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나
이제 남은 기간이 얼마 없으니까 1군에 올라 와서 패전을 기록하면 절대 안 될 것 같다. 몇 승을 한다는 개인적인 목표보다 1패도 기록하지 않고 싶다. (웃으며) 경기도 몇 경기 안 남았고, 모든 선발이 다 잘 던지고 있으니까. 지금 몸 상태는 괜찮고 정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