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세 방출생이 만든 눈물 겨운 기적 "난 오늘만 야구 한다"

SSG 노경은(38)은 지난 해 롯데에서 방출됐던 선수다.

양 측의 합의에 의한 것이기는 했지만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다.

노경은에게 추운 겨울이 찾아왔다. SSG는 마지막 희망이었다. 4,5월 선발 투수가 부족했던 SSG가 노경은에게 테스트를 제의했고 노경은은 이 테스트를 통과했다. 지난 해 시즌이 끝난 뒤에도 공에서 손을 놓지 않고 꾸준하게 공을 던지며 기회를 기다렸던 것이 결실로 이어졌다.

노경은의 야구는 눈물겹다. 오늘에 모든 것을 걸고 던지는 절박함이 부활의 열쇠가 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결과는 대박이었다. 노경은은 문승원, 박종훈이 돌아올 때까지 SSG의 선발 한 자리를 지켰다. 불의의 부상으로 잠시 이탈을 하기는 했지만 돌아 온 뒤엔 불펜에서 롱 릴리프로 제 몫을 다해내고 있다. 노경은의 올 시즌 성적은 14경기 등판, 8승3패 2홀드, 평균 자책점 2.76이다. 이 페이스라면 두산 시절이었던 2013년 이후 8년만에 10승 투수로 재 등극 할 수 있게 된다.



피안타율이 0.249에 불과하고 WHIP도 1.14로 낮게 잘 유지되고 있다.

드러난 성적 못지 않게 내실 있는 세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연봉(1억 원) 값은 이미 충분히 채우고도 남았다. SSG 구단은 노경은에게 보너스라도 주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만큼 노경은이 현재 팀 내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크다.

SSG 관게자는 "그 때 노경은을 뽑지 않았으면 어떻게 할 뻔 했는지 아찔할 정도다. 노경은은 팀이 필요로 할 때 필요로 한 자리를 메꿔주고 있다. 모든 보직에서 성공적으로 책임을 다하고 있다. 모두가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불과 몇 개월 전 차가운 무직의 상태로 팀을 구해야 했던 노경은이다. 롯데에선 더 이상 효용 가치가 없다는 판단을 받았던 투수다. 그런 노경은이 어떻게 이런 기적 같은 부활을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노경은은 '절실함'을 이유로 꼽았다. 늘 오늘이 마지막일 수 있다는 절박함 속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노경은은 "다른 선수들은 미래를 꿈꾸고 준비하며 하루 하루를 살고 있다. 그러나 내겐 미래를 생각할 여유 같은 건 없다. 어떻게든 오늘을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나도 미래를 꿈꾼다. 그 미래라는 건 어떻게든 살아 남아 내년에도 재계약을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오늘 하루에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한다. 말 그대로 "오늘만 산다"고 할 수 있다. 오늘 경기가 마지막일 수 있다는 위기감과 절박함 속에서 공을 던진다. 그러다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경은에게 미래는 사치다. 오늘 버텨내야 내일 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의 마음은 가장으로서 '프로야구 선수'라는 직업을 잃어선 안된다는 각오로 가득차 있다. 그러기 위해선 오늘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야 한다. 오늘을 이겨내야 내일 또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노경은은 여려 차례 "오늘만 야구 한다"고 강조했다. 살아남기 위해 손에 익힌 변화구만 두자릿 수에 가까운 노경은이다. 하나 하나 생존을 위해 추가 하다보니 거의 10개 가까운 구종을 익히게 됐다.

그렇게 노경은의 '오늘'은 빛을 만들고 있다. 오늘만 산다는 절박함은 노경은이 좀 더 높은 곳을 향해 갈 수 있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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