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2023시즌 우승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상무에 지원해 서류 합격을 했던 투수 이정용과 외야수 이재원의 입대를 미룬 것이다. 곧 최종 합격자가 발표되지만 직전에 상무 입대를 포기하며 1년 더 뛰기로 했다.
선수의 야구 인생이 걸린 문제.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우승을 위해선 좀 더 두꺼운 선수층이 필요했다. 선수들도 구단의 생각에 동의하며 전격적인 결정이 내려졌다.
문제는 이재원이다. 이정용은 하던 대로 필승조에서 활약하면 된다. 원래 하던 일을 그대로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이재원은 다르다. 이재원에게는 그동안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올 시즌이 가장 많은 경기를 뛴 것인데 85경기서 253타석을 소화한 것이 전부였다. 이 정도 수준에서 이재원을 쓰려고 입대를 미루는 것은 너무도 아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염경엽 신임 LG 감독은 취임 후 “이재원이 군대를 너무 빨리 가는 것 같다. 4번 타자로 키워볼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한 경기서 3삼진을 당해도 홈런 1개를 칠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한 선수다. 예전에 박병호를 키우듯이 기회를 줘 보고 싶었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한 바 있다.
꾸준히 경기 출장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LG엔 마땅한 이재원의 자리가 없다. 이재원은 외야수인데 외야엔 김현수-박해민-홍창기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에 문성주까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염경엽 감독은 이미 전략을 다 짜 놨다. 이재원이 다소 혼란스러울 수는 있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설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뒀다.
키는 외국인 선수가 쥐고 있다. 외국인 선수가 1루수냐, 내야수냐, 외야수냐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질 수 있다.
염 감독은 “외국인 타자가 외야수로 오면 1루수 주전으로 키울 생각이고, 1루수가 오게 되면. 1루와 외야수, DH를 같이 하면서 주전으로 키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고교 시절 1루수 경험이 있고 운동 신경이 좋은 이재원이기 때문에 다양한 포지션 소화가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내려진 결론이다.
중요한 것은 ‘주전’이라는 표현이다. 어떤 자리에서건 꾸준하게 경기를 나가며 주전으로 활약하게 될 전망이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면 입대를 만류해선 안 됐다.
이재원에게는 일생일대의 승부수라 할 수 있다. 이 기회를 살린다면 리그를 대표하는 우타 거포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게도 구럭도 모두 잃게 되는 초라한 신세에 놓이게 된다.
이재원이 하늘이 주신 기회를 살려내며 친구인 강백호(kt)에 못지않은 임팩트를 남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