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약을 포기한 야시엘 푸이그(31)를 대신 할 거포가 절실한 키움 히어로즈다.
키움은 2일 “푸이그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짧은 구단의 입장을 밝혔다. 푸이그가 미국에서 위증과 스포츠도박 혐의로 내년 송사를 이어갈 확률이 높기에 내린 결정이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 달 15일(한국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푸이그가 위증에 대한 유죄 혐의를 인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푸이그는 불법 스포츠 도박에 참가한 것에 대해 연방 조사관에게 거짓 진술을 한 것이 적발됐다. 미국 법무부는 푸이그가 최소 5만 5000달러(약 7,289만 원)의 벌금을 내는 것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위증은 미국에서 최대 징역 5년형을 받을 수 있는 중죄에 속한다. 푸이그는 이후 법정에 출석했고, 변호인을 선임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동시에 푸이그는 앞서 미 연방 검찰과 맺었던 사전형량조절을 통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고 집행유예와 함께 5만5천 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합의한 것을 깨고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앞서 푸이그의 로펌 웨이메이커도 성명서를 내고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 푸이그가 위증했다는 혐의를 벗을 수 있게 됐다”며 푸이그의 무죄를 주장했다. 푸이그의 에이전트사 측도 푸이그가 불법도박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이그 측과 법률대리인 측이 무죄를 확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내년 미국 연방 검찰 및 법무부와의 법정 공방이 불가피하다.
키움은 사건 직후 허승필 운영 팀장이 외국인 선수 계약을 포함한 업무 일정 겸 미국 현지에 가서 푸이그의 사건 경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단기간 내에 사건이 마무리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고, 보류권을 풀지 않는 선에서 조건부로 푸이그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푸이그 측의 주장대로 만약 결백이 입증된다면 재계약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과정이 지난하고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은 자명하다.
이제 키움의 결심은 섰고, 중요한 건 푸이그의 대체자를 찾는 것이다. 동시에 푸이그를 뛰어 넘어 전반기부터 더 좋은 역할을 해야 할 거포가 절실하다.
2022 시즌 키움은 팀 OPS가 0.697로 리그 8위에 그쳤다. 최종 순위가 3위였던 것을 고려하면 타격에선 확실한 약점이 있었던 셈이다. 특히 장타 문제는 더 심각했다. 팀 장타율이 0.364로 리그 9위에 그쳤다. 키움 뒤로는 독보적인 리그 최하위였던 한화 이글스 밖에 없었다. 득점권 타율 역시 0.243으로 리그 8위에 불과했다. 종합하면 2022시즌 키움은 타격에 약점이 있고, 장타를 터뜨리지 못하고, 득점권에서도 약한 팀이었던 셈이다.
결국엔 팀에 장타율 1위에 오른 이정후(0.575) 외에는 거포 스타일의 해결사가 푸이그 뿐이었던 게 문제였다. 실제 키움 팀 내에서 장타율 순위 20위 내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이정후, 푸이그(0.474, 11위) 단 2명에 불과했다.
시즌 초반 푸이그가 부진했음에도 이렇다할 대안이 없었다. 정확도가 있고 출루에도 능한 이정후는 3번 타순에서 기용하는 게 더 효율적. 결국 김혜성이 대안으로 가장 많은 기회를 얻었다. 4번타자로 나섰을 때 김혜성이 타율 0.315(108타수 34안타)로 정확도 있는 타격을 했지만 올린 장타는 2루타 4개, 3루타 3개에 그쳤고 홈런은 없었다. 올린 타점도 13타점에 불과하다. 결국 김혜성이 4번이 어울리는 타자는 아니었던 셈이다.
푸이그와 재계약하지 않을 결심을 굳힌 마당에, 이제 더는 확실한 계산 없이 대안으로 팀 타선을 운영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특히 키움의 2023 시즌 목표가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면 더욱 중요한 거포 유형의 4번 타자 찾기가 될 전망. 키움은 푸이그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을 넘어, 이정후가 또 고군분투하는 것을 막아줄 외인 타자를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이 키움의 스토브리그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됐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