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 패싱? NO!” 첫 경기 호주전 올인 이유는? [WBC 명단발표]

“일본전을 제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호주전이 첫 경기니까 가장 중요하다.”

이강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감독이 숙명의 할인전보다 첫 경기 호주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이유를 밝혔다.

이강철 WBC 국가대표팀 감독과 조범현 WBC 국가대표팀 기술위원장은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BC 국가대표팀 최종 30인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대표팀 조별 라운드 첫 경기 호주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엔트리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이 본선 1라운드 조별리그 첫 경기 상대인 호주전에 집중하는 이유를 밝혔다. 사진(도곡동 서울)=김영구 기자

최종명단에는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김광현(SSG)·김하성(샌디에이고)·이정후(키움)·최지만(피츠버그) 등 한국계 선수와 미국 메이저리그와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국내외 최고 선수들이 모두 승선했다. 또한 앞선 관심 명단에 들지 못했던 안우진(키움)의 승선은 최종 불발됐다.

최종 엔트리 30인은 투수 15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5명으로 구성됐다. 합계 30명의 최종 인원이다.

투수 부문은 베테랑 김광현, 양현종(KIA)을 중심으로 원태인(삼성), 곽빈(두산), 구창모(NC), 소형준(kt), 고우석, 김윤식, 정우영 (이하 LG), 이용찬(NC), 김원중-박세웅(이하 롯데), 정철원(두산), 고영표(kt), 이의리(KIA) 등 신구를 대표하는 KBO리그 최고의 투수들로 명단이 꾸려졌다. 우완 투수가 8명, 잠수함 투수가 2명, 좌완 투수가 5명이다.

포수 명단은 양의지(두산)와 이지영(키움)의 2명이 선발됐다. 내야수 부문은 에드먼과 김하성을 포함해 박병호(kt), 김혜성(키움), 강백호(kt), 오지환(LG) 등 국내외 최고의 선수들로 진용이 구성됐다. 외야수 부문은 이정후(키움)와 김현수(LG), 나성범(KIA), 박해민(LG), 박건우(NC)까지 총 5명의 최정예로 인원을 꾸렸다.

투수들이 15명으로 전체 인원의 절반을 차지한다. 또한 야수들은 우타자보다는 좌타자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들의 선발 배경은 무엇일까.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이번에 뽑은 15명의 투수 대부분은 아니지만, 국제경기에 강한 선수들을 위주로 선발했다. 첫 경기를 넘어가야 그 다음 라운드도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첫 경기인 호주전을 제일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호주전에 강할 수 있는 투수를 뽑았다. 전력분석상 호주가 (낙차카 큰) 변화구나 떨어지는 포크볼 등에 약하다는 걸 파악했다. 명단을 보면 대부분 (그런 종류의) 결정구가 있고 포크볼이나 커브와 같이 각도 큰 변화구를 잘 구사하는 투수들”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WBC 3회와 4회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고전한 끝에 첫 번째 라운드 탈락이라는 수모를 경험했다.

그렇기에 애초에 대표팀이 본선 1라운드(B조)에서 가장 먼저인 3월 9일 상대할 호주전의 필승라인업을 꾸렸다는 설명이다.

좌타자들이 많이 승선한 배경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강철 감독은 “사실 오른손(타자) 쪽을 생각하고 있었다. 박병호 선수를 뽑은 이유는 너무 왼쪽에 치우쳐 있기 때문에 뽑았다”면서 “또 지금 호주 선발투수들이 나오는데 좌완이 별로 없다. 우완이 많기 때문에 이 정도로 가면 괜찮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은 최종 엔트리 구성 배경을 두고 일본전을 제친다는 의미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다음 라운드 진출에 더 중요한 호주전 필승에 대표팀 전략을 맞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사진(도곡동 서울)=김영구 기자

자연스럽게 생기는 의문은 조별리그 1경기 이상으로 중요할 수 있는 숙명의 라이벌전 일본과의 경기에 대한 대비다. 이번 WBC에서 한국은 2006 WBC 초대 대회 이후 처음으로 본선 라운드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한 조로 편성됐다.

조별리그 2번째 경기 일본전(3.10)을 상대적으로 제쳐두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 감독은 상세한 설명으로 부인했다.

이 감독은 “일본전을 제친다는 말은 안했다. 호주전이 첫 경기니까 가장 중요하다. 그 경기를 이겨야 일본전을 편하게 임할 수 있고, 또 그 다음 경기도 치를 수 있다”면서 “호주전이 마침 첫 경기이고 (앞선 일정이 없기에) 쉬고 경기할 수 있어서 전력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일본전은 경기 이후 하루를 쉬고 3번째 경기(3.12 체코전)를 치를 수 있어서 또 최선을 다할 수 있기에 조 편성 일정이 어떻게 보면 잘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으로 이번 대회 최강 전력을 구성한 일본과의 승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면 조별리그 한 조로 편성된 나머지 팀들인 호주, 체코, 중국을 확실하게 잡는 것도 8강 토너먼트 진출의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 감독은 꼬집어서 일본전에 대한 각오를 밝히는 대신, 전력상 상대적으로 난적이 될 수 있는 호주와의 경기에 집중하는 현실적인 방안과 대표팀의 조별리그 전략을 밝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16일 예비소집을 시작으로 2월 전지훈련과 3월 본 대회 경기 등을 차례로 소화할 계획이다. 사진(도곡동 서울)=김영구 기자

최종명단을 발표한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은 16일 선수단 예비소집 및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2월 14일 애리조나 투손 키노 스포츠컴플렉스에서 정식으로 소집돼 약 2주간 전지훈련을 갖는다. 한국에서 잠시 정비 및 고척돔에서 국내 훈련을 소화한 이후 예선라운드 경기가 열리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프로야구 2개 팀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어 일본 도쿄돔에서 3월 9일 호주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본선 1라운드 B조 조별리그 4경기를 차례로 소화하게 된다. 만약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면 순위에 따라 A조 2위 혹은 1위와 맞붙게 되는 방식이다.

4강 이상의 챔피언십 라운드는 미국 마이애미 플로리다에서 치러진다. 3월 19일 아시아 라운드 1위와 미국 라운드 2위가 맞붙고, 3월 20일 미국 라운드 1위와 아시아 라운드 2위가 격돌해 각 경기별 승자가 2월 21일 결승전을 치르는 방식이다.

[도곡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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