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갚지 못할 사랑을 받았다. 정말 감사하다.”
안양 KGC의 ‘영원한 캡틴’이자 영웅이었던 양희종이 2022-23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2007년부터 무려 15년간 한 팀의 유니폼을 고집했던 낭만적인 이 선수는 결국 정든 제2의 고향에서 마지막을 알렸다.
양희종은 KBL 역사에 남을 레전드 중의 레전드다. 2007 KBL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지명 후 KGC의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 통합우승, 퍼펙트 우승 등 새 역사의 중심에 항상 서 있었다.
국가대표로서도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주역이었고 또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중국농구월드컵에선 25년 만에 승리를 이끈 리더였다.
여전히 코트 위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이며 또 위협적인 선수이기도 한 양희종이다. 그런 그가 은퇴를 결정하기까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했을 터. 하지만 양희종은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마지막을 이야기했다.
다음은 양희종과의 일문일답이다.
▲ 은퇴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많이 고민했다. 가족과 상의했고 내 의사를 존중해줬다. 구단과의 미팅을 통해 올해가 적기라고 생각했다. 물론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래도 후배, 동생들과 행복하게 농구를 하고 있는 지금 좋은 성적과 함께 은퇴하는 게 가장 아름답지 않을까 싶어 결정하게 됐다.
▲ 최소 1, 2시즌은 더 활약할 수 있었다. 아쉽지 않나.
주위에서 그렇게 말해주는 분들이 적지 않았다. 너무 감사하다(웃음). 돌아보면 1년을 더 뛰고 안 뛰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 후배, 동생들이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고 또 벤치에서 시작하는 선수들조차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내가 은퇴하면서 자리가 생길 것이고 그것을 통해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많은 생각을 했다. 물론 1, 2년 더 뛰면 지금처럼 최선을 다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발 정도 물러서서 우리 선수들이 더 잘 뛰고 잘하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는 옆에서 도와주고 싶다. 시원섭섭하기는 하다.
▲ 가족, 특히 아내와의 대화도 은퇴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 같다.
아내는 내게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이다. 항상 고맙고 또 은퇴를 결정할 수 있도록 믿어주고 지지해준 사람이다. 덕분에 시원하게 결정할 수 있었다. 아내를 만나 나의 농구 인생이 조금 더 밝게 빛나지 않았나 싶다. 항상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 안양, 그리고 KGC의 프랜차이즈 스타, 원 클럽맨이라는 자부심이 있을 듯하다.
KT&G에 입단해서 KGC로 마무리하게 됐다. 어떤 표현으로 구단에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삶의 절반 이상을 안양에서 보낸 것 같다. 받은 만큼 돌려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정말 최선을 다했고 또 은퇴 이후에서 모든 방법으로 KGC를 위해 쏟아낼 생각이다. 안양은 내게 고향과 같은 곳이다.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을 모두 겪었다.
▲ 본인이 어떤 선수로 기억되기를 바라는지.
코트 위에서의 열정만큼은 최고였던 선수로 남고 싶다. 그동안 흘린 땀, 그리고 노력이 헛되지 않으려고 정말 노력했다. 승부욕도 컸고 매 순간 최선을 다했던 선수로 기억되기를 바란다. 물론 그런 부분들이 좋지 않게 보일 때도 있었다. 반대로 멋진 장면도 적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이 다 합쳐져서 열정만큼은 최고였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 포스트 양희종은 누구인가.
아시지 않나(웃음). (문)성곤이는 앞으로 안양을 이끌어야 할 선수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팬들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믿는다. (오)세근이, 성곤이, (변)준형이, (박)지훈이 등 좋은 선수가 많다. 그들이 똘똘 뭉쳐서 KGC를 지금보다 더 빛낼 수 있었으면 한다. 나는 이제 뒤에서 편안하게(웃음). 편할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응원하겠다.
▲ 마지막으로 안양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팬…. 내게는 사랑이다. 팬들이 없었다면 이렇게 오랜 시간 행복한 선수 생활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팬들이 있기에 나 역시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물론 모든 선수의 지금을 만들게 하는 존재다. 팬들을 위해 뛴다는 말, 과언이 아니다. 경기장에서 우리를 응원해주시고 또 박수를 보내주시는 팬들이 있어 행복하게 뛰었다. 평생 갚지 못할 사랑을 받았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이제 은퇴하게 되지만 우리의 시즌은 아직 남아 있다. 끝까지 갈 생각인 만큼 그날까지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