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캡틴 김현수, 잔인한 계절이 깊어진다 [MK도쿄]

‘캡틴’ 김현수의 잔인한 계절이 깊어진다.

1,2경기 부진에 이은 패배로 캡틴은 팀원들에게 수없이 미안하다며 스스로를 자책했다. 하지만, 3경기 체코전에서도 아쉬운 수비로 실점을 허용한 끝에 교체되면서 끝내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12일 낮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체코와의 본선 라운드 조별리그 3번째 경기에서 선발 박세웅의 역투와 김하성의 멀티홈런에 힘입어 7-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대회 첫 승리를 거두고 본선 조별리그 전적을 1승 2패로 만든 한국은 벼랑 끝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면서 8강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사진=WBIC

하지만 최종 2승 2패로 3개 팀이 동률이 될 경우 최소 실점에서 앞서 8강에 진출하는 마지막 경우의 수를 떠올리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은 경기가 됐다. 승리했고 경기 내용도 좋았지만, 충분할 정도의 득점과 함께 최소 실점이란 과제를 모두 달성했다고 보긴 아쉬움이 남았기 때문이다.

8강의 경우의 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경기들은 체코전을 마지막으로 끝이 났기에 더 큰 점수 차 승리가 필요했고, 계획보다 더 많은 3실점을 했다.

특히 김현수에겐 더 아쉬움이 많았을 경기다. 이날 김현수는 기존 5번 타순이 아닌 8번 좌익수로 경기를 시작했다. 그도 그럴게 지난 2경기에서 7타수 무안타 1득점 1볼넷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었다.

김현수의 이날 흐름은 중반까지만 해도 나쁘지 않았다. 박건우의 2루타와 상대 실책, 이정후와 강백호의 적시타를 묶어 2점을 먼저 내고 앞서갔다. 2사 만루 상황 타석에 선 김현수는 침착하게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 대회 첫 타점을 기록했다. 한국이 3-0으로 앞서 간 순간이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땅볼로 물러난 김현수는 6회 말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 3번째 타석에서 전력질주로 내야안타를 기록하며 길었던 대회 무안타 침묵을 깼다. 하지만 후속 타자들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7회 초 나왔다. 소가드와 슐럽의 연속 안타로 시작된 1사 1,2루 위기. 정철원이 마테이 멘식에게 좌측 방면의 장타성 타구를 허용했다. 좌익수 김현수의 앞쪽으로 떨어지는 처리하기 힘들었던 타구. 김현수는 과감히 몸을 날렸지면 타구는 뒤로 빠져나갔고 결국 2타점 적시 2루타가 됐다. 체코가 2-6으로 따라 잡는 추격점을 낸 순간이었다.

김현수의 평소 수비력과 타구 처리의 어려움을 고려하면 실점 자체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장면이다. 하지만 결국 공이 뒤로 빠지면서 1루 주자 슐럽까지 홈을 밟아 2점째를 내게 한 것은 아쉬운 대목. 결국 이 수비 이후 벤치는 수비 강화를 위해 최지훈을 김현수와 교체시켰다. 교체되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김현수는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반대로 이강철 감독이 수비력 강화를 위해 KBO리그 최고 수비력을 가진 외야수인 박해민과 최지훈 가운데 한 명을 투입했다면 사실 충분히 막아내길 기대할 수 있는 수비 상황이기도 했다.

경험 많고 국제대회에 그간 강했던 김현수였던 걸 고려하면 이번 대회는 유독 이런 장면이 잦다.

역대 김현수는 이번 대회 전까지 총 9개 국제대회에서 5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4(209타수 76안타)/4홈런/40득점/46타점을 기록 중인 공인 국제용 타자였다. 대표팀 야수 가운데서도 가장 많은 국제대회 경력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WBC 들어선 계속 침묵했다. 5번으로 나온 9일 호주전에선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5회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해 양의지의 스리런 홈런 때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6회 2사 3루에서 1루수 땅볼, 8회 무사 만루에서 땅볼로 물러나면서 결정적인 순간 중심타자로의 역할을 하지 못했다.

10일 일본전도 마찬가지 4타수 무안타로 철저히 침묵했는데, 3회 1사 1,2루에선 대형 타구가 좌측 펜스 앞에서 걸리면서 상대 선발 다르빗슈 유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켰다.

결국 12일 체코전에서도 팀 승리에 기여는 했지만 결정적인 장면에서의 아쉬움을 남겼고, 한국은 이후 추가 1실점을 더 하면서 도합 3실점을 하면서 불안함과 아쉬움을 남겼다.

[도쿄(일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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