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롱부터 이도류까지...장재영의 특별했던 시즌 준비 [MK인터뷰]

낯선 이국땅의 그라운드부터 ‘이도류’라는 낯선 도전까지. 키움히어로즈 우완 장재영(21)의 시즌 준비는 특별했다.

지난 2021년 1차 지명으로 9억 원의 계약금을 받고 키움에 입단한 장재영은 아직 프로 무대에 제대로 안착하지 못했다. 150킬로미터 이상 나오는 구속은 문제가 아니었다. 그 공이 영점이 안잡혔다. 프로 통산 33경기에서 31 2/3이닝 던지며 31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제구가 안되는데 성적이 좋을리가 없다. 평균자책점 8.53 기록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새로운 도전을 했다. 첫 번째는 호주리그 질롱코리아에서 뛰는 것이었다.

장재영은 아직 자신의 기량을 완전히 꽃피우지 못하고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6경기에서 30이닝 던지며 평균자책점 3.30으로 선전했다. 피홈런 4개와 6개의 사구가 있었지만, 볼넷 9개 잡는 사이 37개의 탈삼진 기록했다.

지난 25일 LG트윈스와 시범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가진 그는 “많이 힘들었지만, 많이 배우려고했다. 당연히 힘들거라 생각했고 그만큼 얻은 것도 많았다”며 호주에서 보낸 시간들을 되돌아봤다.

호주 야구는 한국과 달랐다. 그는 “스트라이크존이나 타자 성향이 달랐다. 여기서는 볼이 되지만 거기서는 스트라이크가 되는 공이 많았다. 한국 선수들은 제가 제구가 좋지않은 것을 알기에 초구부터 안치려고 하지만, 호주 타자들은 적극적으로 타격을 했다”며 차이점에 대해 말했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그는 “질롱에서 한 것은 질롱에서 끝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얻은 것이 많았다고 말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이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곳에서 좋았던 것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넣으려고 하면서 이닝도 많이 끌고갈 수 있었다. 내 공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맞으면서도 얻었다. 이 코스로 던지니까 맞는다는 것을 알고 다른 코스로도 던져봤다. 존이 넓어서 활용할 수 있었다.”

스트라이크존은 다르지만, 공에 대한 자신감은 확실히 얻은 모습이었다. 이병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의 격려도 큰 힘이 됐다고. 그는 다른 투수가 질롱코리아에 합류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면 “무조건 추천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장재영은 시범경기 기간 투타 겸업에 도전했다. 사진= MK스포츠 DB

투타 겸업은 또 다른 경험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시범경기 기간 “처음에는 분위기 쇄신 차원이었지만, 수비나 공격에 재능이 있기에 투수에만 몰두하지 말자는 차원에서” 그를 투타 겸업으로 기용했다. 그는 장재영이 청소년대표 유격수 출신임을 언급하며 “야구에 대한 센스가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장재영은 “타석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을 투수에 반영하려고했다”며 타석에 들어섰을 때 가진 생각을 전했다.

다소 위험한 도전처럼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장재영에게 야구를 보는 눈을 키워주는 계기가 됐던 것.

그는 “구속이 140이 나오든 150이 나오든 일단 초구는 안칠거라 생각했다. 초구가 한가운데로 오면 치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카운트를 잡으려고 들어오는 공이 많이 없었다. 여기에 불리한 카운트에서 생각이 많아지는 것을 느꼈다. ‘스트라이크가 와도 치기가 쉽지않겠다’고 생각했다. 투수에게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타자가 생각이 많아지고, 그만큼 투수가 유리함을 느꼈다”며 타자를 경험하며 배운 내용에 대해 말했다.

지금도 배팅 연습을 소화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쳐서 (담장을) 넘기면 재밌지만, 던져주는 공도 못칠 때가 있다. 거기서 ‘때리라고 던져주는 공도 못치는데 위축될 필요없다’는 것을 느꼈다”며 배팅연습에서도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생각은 시범경기 기간 경기 내용에서도 드러났다. 25일 경기에서 4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 기록한 그는 “오늘도 불리한 카운트에서 가운데 보고 강하게 던져서 범타가 나온 게 있었다. 유리한 카운트에서도 단순하게 직구로 승부도 해보며 많이 배우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기회를 주신 것도 결국 나에 대한 배려이기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수비와 타격에서 긴장감을 느끼며 설렜고 재밌었다. 야구의 재미에 더 빠졌다”며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준 팀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그런 장재영에게 투타 겸업 선수인 오타니 쇼헤이는 어떤 존재일까? 그는 “만화캐릭터같은 존재”라고 평했다. “오타니도 힘들겠지만, 많은 관심속에서 야구하는 것 자체를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나도 관심을 받으며 즐기며 야구하고싶다고 생각했다”며 생각을 전했다.

그는 멀리 있는 오타니대신 같은 클럽하우스를 쓰고 있는 선배 안우진을 롤모델로 꼽았다. “가까운 곳에 좋은 형이 잘 챙겨주고 있다”며 안우진의 멘탈적인 면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동경하는 선배 안우진은 프로 데뷔 이후 자신감을 쌓아가며 신인 시절보다 더 구속이 증가했고,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 길을 계속 따라가다보면 장재영도 어느 순간 그 위치에 올라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1년 1년씩 배워가며 좋은 투수가 되고싶다. 큰 욕심은 없다”며 당장 높은 곳을 보기보다 천천히 한 걸음씩 나아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고척=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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