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0, 0. 문동주가 3경기 동안 지원받은 득점이다.
한화 이글스의 문동주는 2023시즌 단숨에 토종 에이스로서 올라섰다. 이상한 일도 아니다. 신인이었던 2022시즌 막판, 선발 투수로서의 재능을 증명했고 그때의 흐름을 지금까지 잘 이어가고 있다.
문동주는 지난 18일 두산 베어스전까지 3경기 등판, 1승 1패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 중이다. 아직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지는 않지만 한 차례 퀄리티스타트(QS)를 달성했고 또 투구수도 점차 늘려가고 있다.
159km, 160km 등 엄청난 강속구를 던지면서도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커브 등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선을 요리하는 문동주다. 그러면서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는 0.72로 리그 1위다.
그러나 승리 운은 없었다. 첫 선발 경기였던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타선 폭발과 함께 팀의 첫 승리를 이끈 문동주이지만 이후 2경기에선 단 1점도 지원받지 못했다. QS를 해도, 5.2이닝 동안 무실점해도 웃을 수 없었다.
12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6이닝 2실점, QS 이후 마운드에서 내려갔지만 타선이 침묵했다. 18일 두산전은 타선은 물론 믿었던 임시 클로저 김범수까지 무너졌다.
과거 류현진을 떠올리게 하는 불운이다. 올 시즌 역시 초반부터 고전하고 있는 한화다.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의 부상, 2할 초반대에 머물러 있는 타선, 와르르 무너진 불펜 등 여러모로 악재가 가득하다. 그런 와중에도 멋진 투구를 펼치고 있는 문동주이지만 승리가 없다.
아직 어린 선수이기에 멘탈적으로 흔들릴 수 있는 결과다. 결국 프로 스포츠는 과정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좋은 과정을 치르고도 결과가 좋지 못하면, 반복된다면 장기 레이스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불행 중 다행인 건 문동주의 책임감과 멘탈이 비브라늄이라는 것. 그는 KBO리그 역사상 토종 투수 중 유일하게 160km 고지를 밟은 후 “팀이 패배했다”는 말을 먼저 꺼낼 정도로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신인 티를 갓 벗은 어린 선수가 보인 남다른 책임감이었다. 그러면서도 160km의 구속이 나올 수 있었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그만큼 강한 사람이다.
한화의 올 시즌 출발이 좋지 않음에 따라 하위권 탈출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하지만 문동주라는 차세대 에이스의 등장은 분명 의미가 크다. 류현진, 김민우에 이어 한화 토종 선발 10승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 문동주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 결국 타선과 불펜의 도움이 필요할 뿐이다.
한편 리그 전체로 봤을 때 문동주만큼 타선과 불펜의 지원 부족에 불운이 따르는 투수는 적지 않다. 안우진, 곽빈, 양현종 등 최고의 투구를 하고도 2승 이상을 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이곳저곳에서 ‘크라이’가 발생하고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