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의 믿음이 다시 부활했다. 깊은 부진에 빠져 있었던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LG)가 시즌 첫 QS 역투로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펼쳤다.
LG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의 시즌 첫 맞대결에서 오지환의 9회 끝내기 2루타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즌 14승 7패를 기록한 LG는 종전 1위 SSG를 끌어내리고 선두로 올라섰다. SSG는 시즌 7패(12승)째를 당하면서 4연승의 좋은 흐름이 끊겼고 2위로 내려 앉았다.
LG의 오지환은 9회 말 끝내기 2루타 포함 4타수 4안타 3타점 맹활약을 펼쳐 승리를 이끌었다. LG의 선발투수 켈리는 비록 승리는 불발됐지만 6이닝 8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3실점(2자책)의 시즌 첫 QS투구로 반등의 신호탄을 쐈다.
사실 이날 경기 전까지 불안함이 많았다. 켈리는 이전까지 올 시즌 4차례 선발 등판했지만 1승 2패 평균자책 6.46로 고전했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이 1.39로 매우 높았고 피안타율은 0.293에 달했다. 지난 시즌 기록이 각각 1.08, 0.232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좋지 않은 수치였다.
경기 전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또한 “켈리에게 오늘부터 2~3경기 정도가 매우 중요한 투구가 될 것”이라며 25일 에이스가 반등하길 기대했다.
그리고 켈리는 그런 감독과 팬들의 기대를 절반 이상 부응했다. 켈리의 이날 최고 구속은 149km, 최저는 142km로 결코 떨어지는 편이 아니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최고 구속이 139km까지 나오는 등 준수한 평균 구속을 기록했다.
물론 50구로 가장 비중이 많았던 포심패스트볼(직구)과 총 30구를 던진 커브를 포함한 전체 구종의 제구가 완벽하지 않았던 점은 약점이었다. 그렇기에 8피안타와 3개의 볼넷을 허용하면서 계속해서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포심패스트볼은 스트라이크존 가운데와 높은 코스로 몰리는 경향이 있었고 변화구는 스트라이크를 잡는 접근 혹은 타자들의 방망이를 끌어내는 유인구로 쓰기엔 제구가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켈리는 좋았던 직구 구위를 통해 SSG 타선과 정면 대결을 펼쳐 힘으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동시에 주자 출루 상황에선 변화구를 적절하게 섞어 삼진과 범타를 끌어내는 노련한 투구로 첫 QS 투구를 완성했다.
1회 무사 1,3루 위기-2회 1사 1,3루에 이은 만루 위기-3회 무사 1루 등 계속해서 위기에 몰렸지만 2개의 더블플레이를 유도하면서 특급 위기관리 능력도 보여줬다.
1회 켈리는 이닝 선두타자 추신수를 볼넷으로 내보낸 이후 최지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다. 우익수 포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주자는 무사 1,3루가 됐다. 하지만 최정의 포수 플라이 아웃으로 잡아낸 이후 에레디아에게 유격수 병살타를 끌어내 실점 없이 마쳤다.
2회 1사 후 연속 안타를 맞았다. 최주환에게 던진 3구가 우측방면의 빠른 타구로 연결됐고, 1루수 오스틴 딘이 다이빙 캐치를 시도했다. 하지만 공이 글러브에 맞고 빠져나가면서 내야안타가 됐다. 켈리는 후속타자 박성한에게도 우측 방면의 안타를 내줘 2이닝 연속 1,3루 위기에 몰렸다.
전의산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린 이후에도 후속 타자 김민식을 8구 접전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 상황이 만루까지 악화 됐다. 그러나 추신수를 우익수 뜬공 처리하고 2회도 무실점으로 넘겼다.
3~4회도 스스로 위기에 몰렸지만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3회 초 켈리는 이닝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이후 후속 타자 최정에게 유격수 방면 병살타를 유도했다. 후속타자 에레디아에게 또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한유섬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아웃시켰다. 4회 역시 안타와 폭투 등으로 득점권 2루에 주자 진루를 허용했으나 김민식을 1루수 땅볼로 잡아내고
5회 위기는 아쉬움이 남았다. 제구가 완벽하지 않았고, 수비도 켈리를 돕지 못했다. 추신수에게 중전안타를 맞은 이후 최지훈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다. 하지만 최정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켈리는 에레디아에게 우중간 방면의 대형 2타점 2루타를 맞고 2실점을 했다.
이어 후속 타자 한유섬의 우익수 뜬공 때 에레디아가 태그업 플레이로 3루까지 진루했고, 우익수->2루수-포수로 이어진 중계에서 박동원의 포구 실책이 나오면서 켈리는 허무하게 3실점째를 했다. 하지만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켈리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첫 삼자범퇴 이닝을 끌어내고 QS투구로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4-3의 1점 차 리드 상황에서 7회 초 부터 구원투수 함덕주와 교체됐다. 이후 나온 불펜진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시즌 2승째는 무산됐지만 LG가 9회 말 오지환의 끝내기 2루타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면서 위기를 계속 이겨낸 켈리의 호투도 더 빛을 발하게 됐다.
동시에 에이스의 완벽한 부활을 기대케 하는, 또한 잠실에 다시 믿음이 돌아온 의미 있는 켈리의 호투였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