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대 현역 최고의 포수는 누구일까.
의견이 조금 갈릴 수도 있다. 두산 양의지가 많은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삼성 강민호 역시 빼놓지 않고 이름이 거론될 것이 유력하다.
이 밖에는 이지영(키움) 박세혁(NC) 박동원(LG) 유강남(롯데) 등이 떠오른다.
그러나 지난 한 주 KBO리그 최고 안방 마님은 이들 중에 있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리며 준비했던 한 선수에게 영광이 돌아갔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선정하고 2일 발표 된 4월 마지막 주(4월25일~30일) 베스트 11(지명 타자 불펜 투수 포함) 포수 부문 1위는 두산 장승현이 차지했다.
주전 양의지의 출장 횟수가 크게 늘어나며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잡지 못했던 장승현이다.
하지만 지난 주엔 빼어난 방망이 실력을 뽐내며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줬다.
4월28일과 29일 SSG전에 잇달아 출격한 장승현은 3타수 1안타(1홈런)과 2타수 2안타(1홈런)을 폭발시키며 팀을 이끌었다.
이 두 경기의 임팩트 만으로 주간 베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경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확실한 주전 포수가 있는 팀이 바로 두산이다. 양의지에게는 감히 도전장이라는 것을 내놓기 어렵다.
그러나 장승현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있다. 많지 않은 찬스지만 어떻게든 살려내려 애쓰고 있다. 지난주 터진 이틀 연속 홈런이 그 증거다.
이틀 연속 홈런을 치고도 30일 경기 선발 마스크는 양의지가 썼다. 2일 경기서도 대수비로 등장했을 뿐이다. 양의지가 몸에 맞는 볼로 물러나지 않았다면 끝까지 기회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타격감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장승현이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런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두산 백업 포수 자리는 다른 포수에게 돌아갈 수도 있다. 지금의 자리에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선 이를 악물고 덤벼보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더 집중하고 더 노력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계속 부딪히다 보면 그에게도 분명 기회의 장이 열릴 것이다.
장승현은 만 나이로 아직 29살에 불과하다. 보통 포수들의 전성기가 30대 초반에 찾아오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늦은 나이라 할 수 없다. 30대 중반의 포수들이 대부분 최고 포수라는 평가를 받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그 과정에서 얻은 주간 베스트 11은 장승현에게 어깨 처지지 말고 제대로 붙어 보라는 격려의 사인이었는지도 모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