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스스로 좋은 선수가 돼 (나중에) 후배들에게 귀감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무럭무럭 성장 중인 NC 다이노스의 ‘특급 루키’ 신영우가 당찬 목표를 전했다.
경남고등학교 출신 신영우는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4번으로 NC의 지명을 받았을 만큼 많은 기대를 모은 우완투수다. 150km를 훌쩍 넘는 패스트볼과 변화가 심한 브레이킹 볼이 강점으로 꼽히며, 이러한 잠재력을 인정받아 비시즌 기간 1군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기도 했다.
더욱 무서운 점은 신영우가 또래의 다른 선수들보다 야구 경력이 짧다는 점이다. 그는 비교적 늦은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본격적으로 야구를 시작했으며, 전문적으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부터였다.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이야기다.
지난 1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상무와의 퓨처스(2군)리그 경기가 우천 취소된 후 개인 운동을 하다 기자와 만난 신영우는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전문적으로 투수를 시작했다. 원래 투수를 좋아했고, 제가 생각해도 (본인이) 투수에 더 장점이 많다고 생각해 (투수를) 선택했다”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처럼 다소 늦게 투수의 길에 접어든 신영우. 그렇다면 그의 구속은 언제부터 빨랐을까. 여기에는 그의 고등학교 스승인 경남고 정수찬 코치의 지도도 한 몫을 단단히 했다.
신영우는 “늘 주위의 친구들보다는 구속이 잘 나왔던 편”이라며 “고등학교 시절 정수찬 투수코치님께서 (기초를) 매우 잘 잡아주셨던 것 같다. 야구를 시작한 경력이 짧다 보니 그런 게 많이 부족했는데, 코치님이 밸런스적인 부분에서 많이 신경을 써 주셨다. 7, 8개월 정도 (코치님께서 지도하신 대로) 연습해 던졌는데, 9km가 늘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일찌감치 능력을 인정받은 신영우는 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9월 미국에서 펼쳐진 2022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18세 이하(U-18) 야구월드컵에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기도 했다.
그는 “야구를 제 또래에서 제일 잘한다는 친구들과 모여서 해 봤다. 내 실력이 그 친구들에 비해 부족한 것을 스스로 느꼈다. 배운 것도 많았다. 더 노력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미 큰 대회에 나가봤기 때문에 앞으로 더 큰 대회에 출전했을 때 긴장을 덜 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경험이었다”라고 당시를 돌아봤다.
앞서 말했듯이 신영우는 올해 비시즌 기간 1군 스프링캠프에서 운동했다. 이 경험 또한 그를 한 단계 성장시켰다.
신영우는 “기라성 같은 1군 선배님들과 같이 훈련하는데, 안 믿겼다. 적응하는데 선배님들 및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 저도 같이 팀에 녹아들어서 하다 보니 스스로 아직 못 느꼈던 미흡한 부분들을 확인했다”면서 “더 노력해야겠다는 것을 느꼈다. 잘하는 선배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많이 물어보기도 했다. 갔다 온 것만으로 큰 경험이 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많은 선배 중 특히 우완투수 이용준은 스프링캠프 기간 신영우의 적응에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여담으로 올해 NC 선발진에 안착한 이용준은 3일 경기 전 기준으로 2승 2패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 중이다.
신영우는 “스프링캠프 기간 (이)용준이 형과 같이 캐치볼을 했다. 공을 많이 받아주셨다. 제가 캠프에 처음 가 아무래도 낯선 환경이다 보니 많이 당황했는데, (이)용준이 형이 어떻게 해야 되는 지 잘 알려주고 캐치볼 할 때도 조언을 많이 해 줬다. 캠프 날을 거듭할수록 편하게 공을 던질 수 있었고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아직 프로 1군에 데뷔하지 못한 신영우는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하게 선발 수업을 받고 있다. 단 많은 재능을 가진 그에게도 프로의 벽은 만만치 않았다.
“고등학교 때에 비해 체력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느꼈다. 고등학교는 달에 몇 번 대회가 있고 경기가 있는데, 프로는 매일 경기가 있다”며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신영우는 이어 “아무래도 (프로) 수준이 높다 보니 하나하나 벽을 만나면서 미흡했던 부분들을 어떻게 하면 더 넘어설지 고쳐가고 노력 중”이라고 했다.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신영우. 그는 4월 한 달간은 좋지 못했지만, 5월 들어서는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보여주며 점차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먼저 4월 부진에 대해 “환경이 달라지니 그 속에 저도 모르게 놓친 것이 있었다. 흔들렸지만, 코치님들이나 주위 형들이 조언을 많이 해 주셨다”고 전한 신영우는 5월 들어 나쁘지 않은 투구를 선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고등학교 때처럼 좋았던 모습으로 던지려면 그때와 비슷한 느낌을 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등학교 시절 폼과 유사하게 돌아가서 저만의 리듬을 만들었다. 그 리듬을 찾은 게 저한테 반복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면서 조금씩 결과가 좋게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경험이 아직 많지 않은 만큼 완성형 투수는 결코 아니다. 3일 경기 전 기준으로 신영우의 퓨처스리그 성적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4.44. 특히 26.1이닝을 소화할 동안 33개의 삼진을 잡았지만, 사사구 역시 31개를 내줄 정도로 제구 불안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상무전에서도 그는 3이닝 동안 8개의 볼넷과 폭투 3개를 헌납하며 2실점 했다.
신영우는 “잘 안되는 날도 있다. 어떻게든 이겨나가야 기복이 줄어들 수 있으니 혼자서 어떤 방식으로든 잘 이겨내 보자 했는데, 어제(5월 31일)는 안 좋은 방향으로 흘러 나갔다”며 “못 이겨 나가서 아쉽다. 안 되는 날에도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앞으로도 안 좋은 경기가 있을 텐데 잘 헤쳐 나가고 싶다. 기복이 없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구 문제에 대해 “아직 저 만의 리듬, 밸런스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제 첫걸음을 뗀 것으로 생각한다. 점점 잡아가다 보면 최근 좋았을 때처럼 볼넷도 줄이고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조금 더 경기를 많이 하고 경험이 쌓이다 보면 볼넷이 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최근 신영우의 투구를 본 강인권 NC 감독은 “(신영우가) 브레이킹 볼로 카운트를 잡고 패스트볼 및 스플리터로 삼진을 잡는 것으로 보여는데, 브레이킹 볼보다 가지고 있는 빠른 스피드의 (패스트볼) 강점을 살려서 패스트볼 위주로 투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의 가장 큰 강점인 빠른 볼을 더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의미다.
이를 들은 신영우도 “감독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한다. 일단 제가 변화구를 많이 쓴다는 것 자체가 패스트볼 제구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이라며 “변화구 제구는 어느 정도 되는데, 패스트볼 제구는 아직 어려워 변화구 비율이 높아지는 것일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저도 지금 제 문제인 패스트볼 제구를 다듬어 패스트볼을 활용해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감독님 말씀처럼 패스트볼 제구를 가다듬어 빠른 승부를 가져가 효율적인 투구를 할 수 있도록 방안을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강점인 패스트볼 구위에 대해 “가운데를 크게 보고 던졌을 때 빗맞은 타구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내 구위가 괜찮다고 느꼈다”는 신영우. NC 구단도 일찌감치 제구 불안이라는 신영우의 단점을 보완하기보다는, 빠른 볼의 강점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신영우는 “(NC 퓨처스팀) 공필성 감독님과 손정욱 투수코치님께서 볼넷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안 하신다”며 “(공필성 감독님은) ‘볼넷은 네가 주려고 주는 것이 아니니 크게 개의치 말라고 하신다. 충분히 좋았을 때처럼 (제구가) 잡힐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자신있게 (공을) 던지면서 제구를 잡을 생각을 해야한다. 피해가려는 선택을 하다 보면 성장하는 과정에서도 걸림돌이 있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아무래도 감독님 입장에서는 경기 결과를 생각하시는 부분도 분명히 있으실 텐데, 그것보다는 저를 믿고 제 과정을 조금 기다려 주시면서 제 장점을 말해주신다. 자신감을 심어주시는 것에 대해 정말 감사하다. 저도 잘해서 좋은 성적, 경기 결과도 좋게 내는 투수가 되면 꼭 보답하고 싶다”고 공필성 감독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한 신영우. 그는 현재 제구와 더불어 본인의 루틴 만들기에 골몰 중이다.
신영우는 “주변에서 1년 차 때는 루틴 같은 것을 적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형들이 어떻게 하는 지를 보고 루틴을 적립하며 선발투수로 준비 중”이라며 “프로 첫해라서 저도 잘 모르는데, (NC 퓨처스팀에 있는) 4분의 트레이너 선생님들은 계속 선수를 봐 오셔서 그런지 저에게 조언을 많이 해 주셨다. 덕분에 저도 조금씩이나마 루틴을 잡아가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의 동기들인 김서현(한화 이글스)과 윤영철(KIA 타이거즈) 등은 프로 데뷔 시즌임에도 1군에서 활약 중이다. 신영우에게는 큰 동기부여와 자극이 될 터.
신영우는 “아무래도 초반에는 저도 마음이 앞서다 보니 동기들을 보면 ‘나도 빨리 올라가서 던지고 싶다’, ‘부럽다고 생각을 했다’”며 “그래도 그 친구들은 저보다 훨씬 실력이 좋은 친구들이고 1군에서 결과로 증명하고 있다. 지금 1군에서 불러주시면 감사하겠지만, 급하게 올라가 팀에 민폐를 끼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 구단이나 감독님 생각이 있으실 것이다. 저는 그 플랜대로 지금처럼 제 것을 잘 준비하면서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저의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1군에서 꼭 잡아보고 싶은 선수로 문현빈(한화)을 꼽기도 했다. 신영우는 “(문)현빈이가 예전에 제 공을 다시 한번 상대해 보고 싶다고 했다. 고등학교 때는 제가 삼진을 잡은 적이 있다. 프로무대에서 한 번 더 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며 “(문)현빈이는 제가 본 선수 중 가장 열심히 하는 선수다. 예전에는 스플리터로 삼진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스플리터를 노리고 있을 것 같으니 패스트볼로 삼진을 잡아 보겠다”고 자신감 있는 미소를 지었다.
임선남 단장부터 시작해 NC 구단 관계자들에게 신영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모두 ‘크게 될 선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무엇보다 워크에식(직업의식)이 남다르다는 평가다.
신영우는 이에 대해 “그렇게 높게 사주셔서 감사하다. 어렸을 때부터 성격도 그렇고 습관적으로 지는 것을 싫어한다. 섬세한 부분은 있는 것 같다”며 “나에게 있어 워크에식은 운동 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것을 하는 것이다. 몸 관리, 시합 준비,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 제 역할이다. 최대한 제가 해야 할 것에 집중하고 있으며, 부족하면 더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이런 방식들이 쌓이다 보니 지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올해 자신의 목표에 대해 “제 것을 잘 만들어서 좋은 기회가 왔을 때 한 번에 잡을 수 있게 하겠다. 감독님 말씀처럼 제 강점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고, 단점을 최대한 보완해서 좋은 경기 결과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한 신영우. 그의 롤모델은 누구일까.
신영우는 “팀 내에서는 (송)명기형이다. (송)명기형이 최근에 퓨처스팀에 내려왔을 때 잘 챙겨줬다”면서 “(전체적으로) 한 명을 꼽기에는 리그에서 뛰는 선배님들 자체가 너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그래서 한 명을 뽑기보다는 저 스스로 좋은 선수가 돼 (나중에)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끝으로 그는 “잘 준비하고 있다. 어떨 때는 좋은 경기 결과로 보답 못 해 드려서 아쉽고 죄송한 부분도 있다”며 “(기량을) 잘 다듬어 (1군 경기가 열리는) 창원NC파크에서 좋은 경기 결과로 보답하겠다. 믿고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팬들에게 전하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마산=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