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생각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네요.”
롯데 자이언츠 나균안(25)에게 2023년 6월 9일은 어떤 날일까.
나균안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팀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제 투수 전향 4년차임에도 불구하고 롯데의 에이스로 활약 중인 그를 뽑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모든 건 성적이 증명한다. 나균안은 올 시즌 12경기에 나서 6승 1패 평균자책 2.43을 기록 중이다. 다승 공동 4위, 평균자책 5위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자책점 이하)다. 리그 최다인 9회를 작성해 두산 베어스 알칸타라, 키움 히어로즈 최원태, LG 트윈스 아담 플럿코와 함께 이 부문 1위에 자리하고 있다.
AG에 가는 게 확정된 날, 9일 대구 삼성전 선발 투수로 예고되어 있었다. 다소 들뜰 수도 있었지만, 나균안은 침착하게 자신의 리듬대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경기 초반 상대 강습 타구에 맞는 불상사도 있었지만, 훌훌 털고 일어났다.
나균안은 이날 7이닝 7피안타 3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6승과 함께 팀의 5-1 승리에 기여했다. 롯데는 나균안의 활약에 4연패 탈출 및 시즌 30승 고지를 밟았다.
경기 후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나균안 선수가 인크레더블한 경기를 했다. 오늘 왜 자신이 국가대표로 선발되었는지 스스로 증명한 경기였다”라고 극찬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나균안은 “솔직히 평소보다 부담감이 컸다. 기쁜 날이지만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었다. 평소보다 생각을 많이 했고, 또 준비도 더 잘 하려고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오늘 (정)보근이와 호흡이 너무나도 좋았다. 평소대로 하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중간중간에 소름 돋았던 상황이 맞을 정도로 잘 맞았다. 신기할 정도였다”라고 웃었다.
6회 1사 만루서 김태군의 희생플라이 이후, 정보근의 판단력으로 2루에서 3루로 향하던 강민호를 태그 아웃해 큰 위기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나균안은 “너무나도 좋았다. 왜냐하면 그때가 제일 위기였다. 만약 세이프가 됐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보근이가 잡아준 덕분에 7회까지 던졌다”라고 고마움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에 열린 부산 KT 위즈와 3연전서 불펜 소모가 컸다. 스윕패 충격 속에서 두 번의 연장 승부를 치르며 불펜 투수들이 많은 공을 던졌다. 구승민은 3연투를 했다. 그래서 나균안의 어깨는 무거웠다.
나균안은 “(구)승민이 형이 장난으로 ‘완투해야 한다, 완봉해야 한다’라고 했는데, 신경 안 썼다. 또한 (전)준우 선배님도 경기 전에 많은 말을 해줬다. 엄청난 기를 받고 했다. 선배님이 잘 쳐주셔서 쉽게 이길 수 있었다. 그리고 (진)승현이도 너무 잘 던졌다”라고 웃었다.
이제 투수 전향 4년차다. 원래는 입단 당시 포수였다. 그러나 자리 잡는 게 쉽지 않았다. 부담이 컸다. 그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20시즌을 앞두고 투수 전향을 택했다. 그해 7월까지 포수와 투수를 겸업하다 투수로 완전 전향했다. 이름도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개명했다.
2021시즌 23경기 1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 6.41을 기록했다. 그리고 지난해 39경기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면서 3승 8패 2홀드 평균자책 3.98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 완전히 대박을 터트렸다. 에이스 등극에 국가대표팀 승선까지.
나균안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처럼 던질 줄도 몰랐고, 형들에게 너무나도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에 가니 너무 기분 좋다. 그러나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았다. 이제는 안 다치는 게 중요하다. 뽑혀다고 다가 아니다. 지금처럼 유지를 잘해야 가서 잘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구=이정원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