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체육인회는 평생 스포츠 발전을 위해 이바지한 체육 원로들의 구심체입니다. 한국스포츠 발전을 위한 여러분의 경험과 노하우를 우리 후배체육인들이 잘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헌신을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회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역할과 참여로 한국스포츠가 더욱 발전하고 비상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제15대 한국체육인회 회장으로 선출돼 지난 5월30일 서울 태릉선수촌에서 300여 원로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취임식을 가진 김창규(84·국민대 명예교수) 회장의 취임 제일성이다. 다음은 MK스포츠가 지난 6월16일 광화문 프레스센터 대한언론인회 회견실에서 김회장과 가진 단독인터뷰 내용.
- 먼저 회장 취임을 축하합니다. 소감부터 말씀해주시지요.
“쟁쟁한 선배님들이 이끌었던 한국체육인회의 회장 자리를 맡게 돼 영광입니다만 한편으로는 어깨가 무겁습니다. 임기가 끝나는 2026년 5월까지 최선을 다해 저에게 맡겨진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겠습니다. 원로 체육인 등 500명 가까운 회원들은 물론 현역 지도자, 선수들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한국체육인회는 54년 전인 1969년 경기인 출신과 체육계에 봉사하며 살아온 원로들이 회원 간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체육인동우회’라는 이름으로 출범했다. 경성제대 법학과 출신으로 상공부 장관과 대한테니스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던 강성태(1903~1976) 씨가 초대 회장을 맡았으며 2대 회장까지 지냈다.
3, 4대 회장은 국방부 장관, 국회의원, 대한체육회장 등을 역임한 김용우(1912~1985) 씨, 5, 6대 회장은 현대그룹 창시자로 대한체육회장, 국회의원을 지낸 정주영(1915~2001) 씨, 7, 8대 회장은 신민당 5선 국회의원, 신민당 총재, 대한체육회장 서리 등의 발자취를 남긴 신도환(1922~2004) 씨, 9대 회장은 올림픽 역도 메달리스트, 태릉선수촌장 등 ‘체육계의 전설’로 불린 김성집(1919~2016) 씨였다. 이어 장주호(86) 전 대한유도회장이 10~14대 회장을 맡았다.
- 재임 중 역점을 두어 치중할 사업은?
“연간 2억 원의 국고 지원금을 원로 체육인 복지 사업, 현역 우수선수 지원사업, 스포츠맨십 보급 및 확산 등에 중점을 둬 사용하려고 합니다. 체육인동우회는 1994년 3월 10일 자로 사단법인 한국체육인회로 이름이 바뀌면서 국고지원이 가능해졌는데 부족한 재원은 회장단과 회원들의 성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스포츠맨십 함양을 위한 포럼, 세미나 등 각종 스포츠 행사, 노인 건강복지에 관한 자료수집 및 정보지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허점으로 지적되어온 정관 등을 재정비하면 임기가 남아있어도 물러가겠습니다.”
-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의 인연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회장님과는 1950년대 서울사대부고 선후배 사이였는데 레슬링선수로 함께 활약했었지요. 이 회장님이 서울사대부고 1학년 때 저는 서울대 사범대 1학년 재학 중으로 일과가 끝나면 서울사대부고 체육관에서 레슬링을 함께 했는데 1980년대 초반 제가 대한레슬링협회 국제 담당 이사를 맡고 있을 때 이 회장님이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직을 맡아 다시 만나게 됐지요. 학창 시절엔 이 회장님이 부유한 가정의 자제인 줄만 알았지, 훗날 삼성그룹 회장까지 오를 줄은 몰랐습니다.”
- 한국레슬링의 국제적 위상이 예전만 못합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1980년대만 해도 유인탁 김원기 한명우 김영남에 이어 1990년대 박장순 안한봉, 2000년대에도 정지현 김현우 등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으나 삼성그룹이 레슬링협회에서 손을 뗀 뒤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후퇴했습니다. 일부 레슬링인들이 삼성그룹의 후원을 마다한 뒤 고사 위기에 몰린 한국레슬링이 하루빨리 회생해야 할 텐데 걱정이 큽니다.”
1990년부터 이건희 회장의 적극적인 후원에 힘입어 2017년까지 27년간 아시아 레슬링연맹 회장을 역임하면서 김익종 전 FILA(국제레슬링연맹) 심판위원장과 함께 FILA에서 맹활약했던 김회장은 이제 공직에서 물러나 용인에서 여유로운 노후를 보내고 있다.
이종세(용인대 객원교수·전 동아일보 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