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울컥하네요.”
지난 4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WKBL 신입선수 선발회에선 총 28명의 참가자 중 12명이 6개 구단의 지명을 받았다. 지명률은 42.8%로 2005 WKBL 신입선수 선발회(38.6%) 이후 최저 기록이었다.
전체 1순위 고현지를 비롯해 마지막에 이름이 불린 성수연까지 12명의 선수들은 프로 선수로서의 인생을 살게 됐다. 그들은 청주까지 찾아온 부모님, 친구 등 지인들과 함께 축제를 즐겼다.
반면 6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한 16명의 선수들은 각자 다른 삶을 살게 된다. 농구 커리어를 이어갈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로운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지금으로서 평생 농구만 했던 선수들 중 절반 이상이 확실한 건 프로 유니폼을 입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체 1순위 지명권으로 고현지를 선택한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공식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과 함께했다. 그리고 그는 인터뷰가 끝난 순간 하나 더 말할 것이 있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마음이 울컥했다. 오늘 프로 구단의 지명을 받은 12명의 선수들은 직장을 구했다. 16명은 선택받지 못했다. 나 역시 농구를 잘했던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뽑히지 못한 선수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또 얼마나 아픈지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기쁨의 눈물만큼 아픔의 눈물도 많았다. 그래도 기죽지 말고 최선을 다한다면 기회는 많다. 힘을 냈으면 좋겠다. 뽑히지 않은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2000 KBL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순위로 인천 전자랜드의 전신 신세기 빅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 커리어는 오래 가지 않았다. 정규 경기를 경험하지 못한 채 은퇴했다. 이후 프런트를 거쳐 현재의 KB스타즈 감독이 되기까지 많은 고난이 그의 앞에 있었다.
더불어 김 감독은 적지 않은 시간 아마농구 무대에 있었다. 온양여중, 온양여고에서 지도자로서 시간을 보내며 학생 선수들이 프로에 도전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다. 그런 그이기에 미지명된 선수들의 마음을 100% 이해할 수 있었다.
행복과 슬픔이 공존했던 선발회는 마무리됐다. 누군가는 프로 선수가 됐고 누군가는 농구가 아닌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다. 그도 아니라면 다시 한 번 선발회에 참가하기 위해 땀을 흘릴 것이다. 김 감독은 그들에게 가슴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했다. 끝이 아니라는 것, 이보다 더 힘이 되는 말은 없지 않을까.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