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4번 타자’ 외야수 김재환이 이천 마무리캠프에서 두산 이승엽 감독과 1만 8,000구 특타 훈련을 소화했다. 그리고 곧장 미국으로 떠나 개인 훈련을 이어갈 정도로 김재환의 마음이 절박하다. 과연 비시즌 굵직하게 쏟은 땀방울이 베어스 4번 타자의 부활로 이어질 수 있을까.
김재환은 2023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2/ 89안타/ 10홈런/ 47타점/ 출루율 0.343/ 장타율 0.331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군 붙박이 자원으로 올라선 뒤 거둔 최악의 타격 성적이다.
김재환은 2016시즌 이후 한 시즌 최소 홈런 기록과 더불어 처음으로 장타율 3할대에 머물렀다. 이승엽 감독은 4번 타자를 살리기 위해 시즌 내내 꾸준한 출전 기회를 부여했지만, 김재환의 반등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김재환은 이 감독의 요청으로 11월 이천 마무리캠프에 합류했다. 구단 내 베테랑급 타자들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숙식을 하면서 훈련에 임했다. 김재환은 이승엽 감독과 함께 매일 600구 이상 볼 박스를 비워내는 지옥 훈련을 소화했다.
이승엽 감독은 “무엇보다 재환이의 변화가 반갑다. 이대로라면 부활을 확신한다. 모든 걸 걸었다고 할 만큼 직접 나서서 재환이를 신경 썼다. 재환이가 살면 두산도 살고 재환이가 죽으면 두산도 죽는단 심정으로 뒤도 안 돌아보고 훈련에 임했다”라며 굳건한 믿음을 내비쳤다.
11월 25일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김재환은 “마무리캠프 3주 동안 1년에 다 칠 공을 한 번에 다 쳤다(웃음). 1만 8,000구 정도 공을 친 듯싶다. 훈련을 떠나서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한 게 유익하고 좋은 시간이었다고 느꼈다. 무언가를 크게 바꾼 느낌보다는 내가 원래 이런 방향과 이런 느낌으로 연습했었지 라는 걸 느껴서 더 좋았다. 과거 어떤 시점으로 돌아간다는 것보단 나에게 맞는 좋은 폼으로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 감독과 3주 내내 1대 1 특타를 한 것도 김재환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김재환은 “마무리캠프 내내 신경 써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안 좋은 얘기보다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얘길 해주셔서 자신감을 얻었다. 야구하면서 감독님과 이렇게 훈련한 적은 처음이다. 그만큼 영광스러운 배움이었다. 감독님께서 하시는 말씀 하나하나 다 진정성 있게 다가와서 더 좋았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김재환은 2023시즌을 되돌아보며 “하나부터 열까지 하염없이 힘들었던 시간”이라며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김재환은 “팀 성적도 그렇고 두산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뿐이다. 올 시즌은 무언가 계속 안 풀리는 시간의 연속이었다. 개인적으로 잘 맞은 타구가 시프트나 정면으로 가면서 흐름이 끊기고, 타격감이 올라왔을 때 우천 취소가 연이어 나오기도 했다. 또 무릎 부상도 있었다. 열심히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결과가 좋지 않았기에 아쉬움이 컸다”라고 전했다.
김재환은 이천 마무리캠프를 끝낸 뒤 25일 곧장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시즌 개인 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겠단 자세다.
김재환은 “마무리캠프 때 느꼈던 부분을 12월과 1월에도 잘 기억하면서 스프링캠프로 가고 싶다. 그래서 곧장 미국으로 가서 개인 훈련을 연말까지 소화할 계획이다. 올해보다 내년에 더 좋아지지 않을까 나름대로 기대감은 있다. 우리 팀도 해마다 가장 높은 위치를 바라보고 가야 할 팀이라고 생각한다. 두산 팬들에게 큰 기쁨을 드리기 위해 준비를 잘해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