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창단, 그리고 1996시즌을 시작으로 K리그를 호령했던 ‘전통의 명가’ 수원삼성. 그러나 그들은 2024년을 K리그1이 아닌 K리그2에서 맞이하게 됐다.
수원은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3 38라운드 홈 경기에서 졸전 끝 0-0 무승부를 거뒀다. 2만 4932명의 관중 앞에서 치러진 ‘멸망전’에서 웃지 못하며 창단 후 처음 2부 리그로 강등됐다.
수원은 K리그1 우승 4회, FA컵 우승 5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회 등 빛나는 과거를 지닌 명문 구단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수원의 추락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과거 화려했던 시절을 뒤로 한 채 적극적이지 못한 투자, 그리고 잦은 사령탑 교체 등 거듭된 악재로 상처만 가득했다.
특히 이병근 감독을 시작으로 김병수, 염기훈 대행으로 이어진 사령탑 교체는 수원이 위기를 자초한 부분이다. 단 1시즌 만에 3명의 사령탑이 팀을 지휘했다는 건 그만큼 얼마나 엉망이었는지 알려주는 결과다.
그러나 2부 리그 강등은 쉽게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어떻게든 생존했던 그들이기에 이번 강등은 충격적인 결과다.
심지어 수원을 연고로 하는 이웃 수원FC와의 잔류 경쟁에서 밀린 건 더욱 아쉬운 일이다. 수원FC는 제주유나이티드와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스스로 잔류하는 힘을 보였다. 수원은 승리 외 다른 방법이 없었지만 ‘윤정환 체제’ 후 달라진 강원을 넘지 못했다.
수원은 강원과의 ‘멸망전’에서 고전했고 점유율을 시작으로 모든 지표에서 밀렸다. 유효 슈팅 8개를 허용할 정도로 경기력은 좋지 못했다. 실점이 없었던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
상황 변화에 따른 대처는 빨랐다. 제주에 0-1로 끌려가던 수원FC가 이영재의 기가 막힌 프리킥 득점으로 1-1 동점을 만들자 수원도 급히 김보경, 김주찬을 투입하며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윤정환 체제’ 이후 짠물 수비를 자랑한 강원은 견고했다.
경기 종료 휘슬은 수원의 창단 첫 2부 리그 강등을 뜻했다. 선수들은 제자리에 쓰러져 뜻하지 않은 상황에 당황했다. 수원월드컵경기장 전광판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올라왔지만 성난 팬심을 달랠 수 없었다. 수원 팬들은 ‘야망이 없는 프런트,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 수원은 언제나 삼류를 거부해왔다’는 현수막으로 답했다.
수원의 2024시즌은 K리그2에서 시작된다. 빠르면 2025시즌부터 다시 K리그1에서 볼 수도 있다. 그들이 이번 2023시즌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에 따라 결과는 다르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원을 제친 강원과 수원FC는 각각 김포FC, 경남FC, 부산 아이파크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