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내야수 문상철은 2023시즌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하는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바로 한국시리즈 1차전 9회 결승타였다. 2023시즌을 앞두고 야구를 그만두는 그림까지 떠올렸기에 문상철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된 장면이기도 했다.
문상철은 2014년 KT 2차 특별지명 전체 11순위로 팀에 입단해 오랜 무명 생활을 버텼다. 2020시즌(74경기 출전/ 타율 0.260/ 8홈런/ 25타점) 잠시 가능성을 보여준 문상철은 2023시즌 뒤늦게 꽃을 피웠다.
문상철은 2023시즌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0/ 79안타/ 9홈런/ 46타점으로 사실상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문상철은 플레이오프에서 4안타 2홈런 2타점 2볼넷으로 팀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한국시리즈 1차전이 문상철의 하이라이트였다. 문상철은 1차전 중반 번트 실패 뒤 삼중살로 찬물을 끼얹었지만, 9회 초 상대 마무리 투수 고우석을 상대로 담장을 직격하는 역전 적시 2루타로 1차전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팀은 1차전 승리 뒤 내리 4연패로 준우승에 그쳤지만, 문상철은 한국시리즈 5경기에 출전해 5안타 2타점 1볼넷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문상철은 야수 최고 인상률(96.4%)로 데뷔 첫 억대 연봉(5,600만→1억 1,000만원)을 받게 된 2024시즌 또 다른 도약을 꿈꾼다. 2023시즌을 앞두고 혹여나 야구를 그만둘 수 있겠다는 생각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면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올 시즌에도 문상철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집중하고자 한다.
2월 13일 기장 스프링캠프에서 취재진과 만난 문상철은 “지난해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여유도 생기고 내가 부족한 부분이 뭔지 빨리 점검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한국시리즈 1차전 역전타도 앞에 있었던 실수를 극복하고 팀 승리에 힘을 보탰던 장면이라 더 기뻤다. 다만, 우승을 못했기에 지나고 보니까 큰 의미는 없었던 듯싶다”라며 미소 지었다.
이어 문상철은 “지난해 입단 뒤 처음으로 퓨처스 스프링캠프로 떠났다. 나이를 많이 먹었는데 그런 상황이 오니까 이제 끝이 보인다는 생각이 들더라. 지난해 마지막 기회가 남았으니까 쫓기지 말고 편안하게 내 야구를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못하면 옷을 벗자는 생각으로 마음을 편안하게 먹었는데 오히려 잘 풀렸던 듯싶다. 올해도 과정에만 집중하면서 타석에서 나오는 결과를 받아들이려고 한다”라며 고갤 끄덕였다.
문상철은 2024시즌 1루수 자리를 두고 치열한 내부 경쟁을 펼쳐야 한다. ‘4번 타자’ 박병호가 여전히 건재한 가운데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오윤석도 1루수 자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비가 약점으로 지적받는 문상철이기에 1루수 경쟁 방향을 두고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문상철은 “잠깐 외야도 나갔지만, 이제는 1루수에만 집중하고 있다. 감독님께서도 수비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하셨다. 1루수 수비에서 핸들링이나 상황에 따른 대처를 두고 (박)병호 형한테 많은 조언을 구하고 있다. 같이 수비 훈련을 하면서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부상 없이 꾸준히 경기에 나간다면 충분히 내 장점을 살리면서 경쟁에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문상철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준 KT 팬들의 열정적인 응원의 순간을 아직 잊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문상철은 “지난해 가장 밑 순위에서 한 계단씩 올라갔는데 보시는 KT 팬들도 많이 힘드셨을 듯싶다. 한국시리즈 때도 한쪽으로 압도적인 응원 분위기였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지지 않으려고 목소리를 더 크게 내주신 게 선수들의 귀에서도 잘 느껴졌다. 정말 감사한 기억밖에 없다. 올해는 KT 팬들이 더 편안하게 야구를 보실 수 있도록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도록 해보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기장=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