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으로 선발투수로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 목표다.”
최근 구위 회복에 성공하며 독수리 군단 5선발 경쟁에 불을 지핀 김민우(한화 이글스)의 올 시즌 목표는 많은 이닝을 책임지는 것이었다.
2015년 2차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한화의 부름을 받은 김민우는 지난해까지 180경기(757이닝)에서 34승 59패 평균자책점 5.30을 써낸 우완 투수다. 2020시즌(132.2이닝)과 2021시즌(155.1이닝), 2022시즌(163이닝) 모두 100이닝 이상을 돌파했으며, 2021시즌에는 14승 10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 에이스로 군림했다.
다만 최근에는 좋지 못했다. 지난해 초반 강습 타구를 맞아 전력에서 이탈했고, 그해 6월 경에는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 진단을 받아 시즌 아웃됐다. 2023시즌 최종 성적은 12경기(51.2이닝) 출전에 1승 6패 평균자책점 6.97이었다.
절치부심한 김민우는 부활을 위해 이번 겨울 구슬땀을 흘렸다. 자비를 들여 미국 시애틀로 건너가 야구 아카데미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다. 드라이브라인 베이스볼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량 향상을 도모하는 세계적인 트레이닝 센터다.
3일 한화의 스프링캠프가 펼쳐졌던 일본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만난 김민우는 당시에 대해 “새로 배워보고 싶었다. 끊임없이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사람들과 해보고 싶었다. 벌써부터 좋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호주와 일본에서 차례로 진행된 스프링캠프에서도 김민우의 노력은 계속됐다. 초반에는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았으나, 점차 반등했고 지난달 28일 KT위즈와 연습경기에서는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다.
당시 성적은 2.2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 비록 실점을 피하지는 못했으나 사사구를 단 한 개도 내주지 않았고 무엇보다 구위가 빼어났다. 이를 본 최원호 한화 감독이 “그날 (김민우가) 좋았다. 볼에 힘이 있었다. 투수들 같은 경우에는 볼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패스트볼이 타자들 타이밍에 걸리는 것을 봐야 한다. 정타로 계속 맞아나가면 생각한 것보다 볼이 안 나가거나 힘이 없는 것으로 판단을 하는데, KT전은 빗맞으면서 파울이 되는 것도 있었고 헛스윙도 있었다. 그렇다는 것은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 속도가 빠른 것”이라고 박수를 아끼지 않을 정도의 좋은 투구였다.
김민우는 ”(스프링캠프를 통해) 구위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 (KT전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며 ”비시즌 동안 점진적으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구위도 좋아지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개인적으로 느껴지고 있었는데 시합을 통해 눈에 띄는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이처럼 김민우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며 한화 5선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게 됐다. 현재 한화의 선발진은 류현진,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 등 4명까지만 확정된 상태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김민우를 비롯해 2024 전체 1순위 신인 좌완 황준서, 좌완 김기중, 우완 이태양 등이 경쟁하고 있다.
당초 스프링캠프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보인 황준서가 이 자리에 가장 근접한 듯 했으나, 최근 김민우가 좋은 모습을 보이며 5선발 경쟁은 9일부터 막을 올리는 시범경기 일정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최원호 감독은 ”(김민우가) 볼이 좋아졌다. 민우랑 (황)준서가 한국 가서 페이스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으니 (김)기중이, (이)태양이도 3이닝까지는 던질 수 있게 해 놓고 조금 더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 살리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5선발로 가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만은 않겠지만, 김민우는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를 쉽게 놓치지 않을 태세다.
“결정나기 전까지는 똑같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며 경쟁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경쟁에 이겨 선발진에 합류하고 싶다. 궁극적으로 선발투수로서 최대한 많은 이닝을 던지는 것이 목표다”. 결의에 찬 김민우의 한 마디였다.
오키나와(일본)=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