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제30회 영국 런던하계올림픽 남자태권도 +80㎏ 동메달리스트 로벨리스 데스파이녜(36·쿠바)가 종합격투기 메이저대회에서도 실력을 발휘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카세야 센터에서는 한국시간 3월10일 UFC299가 열렸다. 로벨리스 데스파이녜는 관중 1만9165명이 보는 가운데 제3경기(5분×3라운드) 시작 18초 만에 조시 퍼리지언(35)를 TKO 시켰다.
종합격투기 헤비급(-120㎏) 데뷔 5연승. 다섯 경기 모두 1라운드 펀치 KO다. 이기는 데 걸린 시간을 다 합해 331초밖에 안 된다. 최근 4차례 출전으로 범위를 좁히면 겨우 37초다.
세계 최대 단체 UFC 첫 매치업 역시 순식간에 이겼다. 데이나 화이트(55) 회장으로부터 퍼포먼스 보너스 5만 달러(6600만 원)를 받는 기쁨도 누렸다.
로벨리스 데스파이녜는 MK스포츠와 UFC299 사전 화상 인터뷰에서 “정말 흥분된다. 꿈이 이뤄졌다. 최고 선수들이 경쟁하는 대회에 들어가 자랑스럽다”며 빅리그 입성 기쁨을 한껏 드러낸 후 “5분이 지나기 전에 조시 퍼리지언(미국)를 KO 시키겠다”고 장담한 것을 지켰다.
조시 퍼리지언은 아마추어 포함 14년차 파이터다. 2013년 Warrior Xtreme Cagefighting 및 2019년 Carlos Llinas International Productions 등 미국 마이너 단체 헤비급 챔피언 출신이다.
UFC도 이번 대회가 6경기째일 정도로 종합격투기 경험은 조시 퍼리지언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도박사 예상 승률은 로벨리스 데스파이녜가 80%로 정반대였고, 결과 또한 그러했다.
로벨리스 데스파이녜는 “좋은 선수다. 무엇보다 나보다 (이 종목에서) 겪어 본 것이 훨씬 많다”고 조시 퍼리지언을 인정했지만, “UFC 진출만 기다리며 열심히 훈련했다. 내 최고의 모습을 선보이며 이기려 할 뿐”이라며 자신한테 승리가 달린 것처럼 말했는데 사실이었다.
올림픽뿐 아니라 2013·2015 제21·22회 월드챔피언십 +87㎏ 3위를 차지한 태권도에서 가장 무거운 체급 월드클래스답게 신장 201㎝ 및 윙스팬(양팔+어깨) 221㎝ 등 우월한 신체조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체격만 좋은 것이 아니라 2022년부터 파이터로 보여주는 파괴력까지 인상적이다. 종합격투기 5년차에 12경기 KO승률 63.6%(7/11)로 UFC 헤비급 타이틀 도전권을 획득한 프랑시스 은가누(카메룬/프랑스)를 떠올리게 한다는 얘기가 벌써 나오는 이유다.
로벨리스 데스파이녜는 “UFC TOP15(공식랭킹) 중 하나와 다음 경기를 원한다. 동기부여와 집중력을 유지할 경우 4~5경기 후 헤비급 정상 결전 참가 자격을 얻을듯하다”며 ‘나만 계속 잘하면 상대가 누구든 챔피언 벨트가 걸린 경기를 치르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내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리고 신께서 선하다면 일인자를 꺾고 헤비급 왕좌를 차지할 것입니다.” - 세상이 뒤집히지 않는 이상 UFC 넘버원 등극은 예정됐다는 엄청난 자신감이다.
말만 앞서는 캐릭터는 아니다. 로벨리스 데스파이녜는 하루 4시간 연습 후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술집 경호원으로 훈련비를 벌고 있다. 운동-일-잠의 반복으로 종합격투기 성공만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중이다.
종합격투기선수로는 어쩌다 보니 정권 단련의 위력만 보여주고 있다. 물론 태권도에서 가장 많이 연습하는 기술이 주먹 지르기이긴 하다. 로벨리스 데스파이녜는 “사용할 수만 있다면 화려한 테크닉을 좋아한다”며 조만간 UFC에서 멋진 발차기를 볼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높였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