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잠실이 약속의 땅이었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4216일 만의 한국 복귀 첫 승과 함께 개인 통산 99승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두산 타선을 압도하는 8탈삼진 퀄리티 스타트 투구로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한화는 4월 11일 잠실 두산전에서 3대 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5연패에서 탈출한 한화는 시즌 9승 7패를 기록했다.
이날 한화는 최인호(좌익수)-페라자(우익수)-노시환(1루수)-채은성(지명타자)-안치홍(1루수)-문현빈(2루수)-이진영(중견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타순을 앞세워 두산 선발 투수 브랜든과 상대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한국 복귀 뒤 3경기 등판 동안 승리가 없었다. 특히 4월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류현진은 프로 데뷔 뒤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인 9실점으로 무너져 충격을 줬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지난 2경기 동안 류현진과 호흡을 맞췄던 포수 이재원 대신 주전 포수 최재훈을 이날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최 감독은 투구수에 따른 류현진의 구위와 결과를 지켜보면서 불펜 투입을 비교적 빠르게 가져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최 감독은 “본인은 컨디션이 좋다고 하니까 믿어야 한다. 아무래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데 따로 얘기해준 건 없다. 선발 투수가 30경기를 다 잘 던질 수는 없다. 오히려 아파서 이탈하는 게 더 큰 문제다. 그냥 팀 연패와 맞물리면서 더 그런 부분이 느껴지는 듯싶다. 투구수와 경기 상황을 보면서 불펜 투입 준비를 더 빨리하려고 한다. 어제처럼 황준서 선수가 바로 짧게 붙어서 나올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 감독은 류현진의 부진이 투구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적응 단계로 바라봤다. 최 감독은 “기본적인 체력 문제보다는 70~80구 이상으로 넘어갈 때 그 구간 투구수에 대한 적응 문제로 본다. 류현진뿐만 아니라 다른 선발 투수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5월 정도에도 그런 문제가 나오면 심각하게 생각해야겠지만, 지금은 걱정을 안 해도 될 듯싶다. 오늘 투구 패턴에 조금 변화를 주려고 하니까 지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믿음을 내비쳤다.
한화는 1회 초 1사 2루 기회에서 노시환의 1타점 적시타로 선취 득점을 만들었다. 이어 최 감독의 믿음에 부응하듯 류현진은 1회 말 마운드에 올라 깔끔한 삼자범퇴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류현진은 2회 말 2사 뒤 양석환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이날 첫 출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후속타자 박준영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매듭지었다. 류현진은 3회 말도 탈삼진 2개를 포함한 삼자범퇴 이닝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한화는 4회 초 안치홍의 1타점 적시 2루타로 귀중한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4회 말 2사 뒤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이번에도 강승호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5회 말 2사 뒤 김기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이날 첫 피안타를 기록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후속타자 김대한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2012년 9월 25일 잠실 두산전 승리 이후 4,216일 만의 한국 복귀 첫 승 요건을 충족했다.
한화는 8회 초 2사 2루 기회에서 안치홍의 쐐기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7회 말 장시환-8회 말 한승혁-9회 말 주현상을 마운드에 올려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뒤 한화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이 완벽한 피칭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주면서 복귀 첫 승과 함께 팀의 연패를 끊어줬다. 정말 노련한 피칭이었다. 불펜에서도 장시환, 한승혁, 주현상이 좋은 구위로 승리를 지켜줬다”라며 “타격에서는 안치홍 선수를 칭찬하고 싶다.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선수다. 최근 컨디션이 오르는 모습이었는데 오늘도 팀이 필요한 상황에서 좋은 타격으로 승리에 보탬이 됐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잠실(서울)=김근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