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단체에서 종합격투기(MMA) 역사를 새로 썼던 대한민국 파이터가 국내 경력의 마지막을 장식하기 위해 입성한 무대 첫 시합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경기도 오산시의 블랙컴뱃 전용 경기장에서는 10월26일 라이즈 5가 열렸다. 김재영(41)은 미들급(-84㎏) 5분×3라운드 코-메인이벤트로 맞붙은 최재현(37)한테 만장일치 판정승(29:28 29:28 30:27)을 거뒀다.
라이즈는 넘버링 다음가는 블랙컴뱃 2등급 대회 시리즈다. 심판 둘은 김재영이 두 라운드, 한 명은 모든 라운드에서 –100㎏ 랭킹 5위 최재현을 앞섰다고 채점했다.
러시아 Absolute Championship Akhmat는 ‘파이트 매트릭스’ 세계랭킹 선수 302명을 보유한 월드 넘버투 종합격투기대회다. ACA는 2018년까지 Absolute Championship Berkut로 불렸다.
ACB까지 통틀어 이 대회에서 승리한 한국인은 당시 서른다섯 살의 김재영이 처음이자 여전히 유일무이하다. 어느덧 40대 초반이 됐지만, 체격의 한계를 극복하는 적극적인 몸놀림과 마음가짐을 잃지 않았다.
신장 173㎝는 미들급 이상에서 활동하는 선수라 믿기 힘들 정도로 작지만, 김재영은 키 178㎝ 및 윙스팬(양팔+어깨) 175㎝의 4살 젊은 최재현을 상대로 근거리 타격전과 클린치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도적으로 전개했다.
김재영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의 짐니 슈타디온 온드레야 네펠루(수용인원 1만55명)에서 열린 ACB 84 경기 시작 1분 50초 만에 펀치 TKO승을 거뒀다. ACB/ACA 대회사 공식 보너스를 받은 최초이자 마지막 대한민국 선수다.
▲긴장이 덜 풀린 시합 초반 스탠딩 그래플링으로 찾은 활로 ▲중거리를 유지하려는 최재현의 퇴로를 차단한 미들킥 ▲복부와 안면을 번갈아 공략하는 근접 고속 펀치 시도 등 김재영의 블랙컴뱃 라이즈 5 퍼포먼스는 국제무대에서 성과를 낸 베테랑답게 노련했다.
김재영은 일본 무술 가라테(공수도) 기반으로 성공한 대한민국 파이터로 손꼽힌다. 2005년 시도칸 가라테 토너먼트에서 꺾은 야마미야 게이치로(52)는 1999~2000년 헤비급(-120㎏) 세계랭킹 4위 및 라이트헤비급 세계랭킹 5위로 최전성기를 누린 명실상부한 MMA 월드클래스다.
△스피드와 파워, 높이를 자유자재로 조정하는 킥 △접근전에서 힘이 실려있고 빠르게 회수하는 정권 등 블랙컴뱃 라이즈 5 경기력은 가라테 고수다웠다.
블랙컴뱃은 설립 3년도 되지 않아 세계랭킹 선수 26명 및 아시아 12위 종합격투기대회로 성장했다. 김재영은 “분위기가 좋아서 좀 흥분했다”면서 데뷔전 현장 열기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2008년 3분기 ‘파이트 매트릭스’ 라이트헤비급(-93㎏) 세계랭킹 39위가 김재영 제1의 전성기다. 2017년 4분기~2018년 1분기 102점은 현재 UFC 미들급 40위 수준이다.
김재영은 “난 여전히 (완성형이 아니라) 부족하다. (반대로 말하면) 아직도 발전할 가능성과 더 나아질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세질 수 없을 때 은퇴하겠다”며 블랙컴뱃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겠다는 각오와 의지를 밝혔다.
2004년~
47전 29승 16패 2무효
KO/TKO 18승 6패
서브미션 6승 3패
2015년 TFC 챔피언(1차 방어)
2018년 러시아 ACB 1승2패
2020년 AFC 잠정 챔피언
2021년 AFC 정규 챔피언
[경기도 오산=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