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핸드볼팀의 수문장 정진희 골키퍼는 한국 여자 핸드볼의 미래를 이끄는 대표 선수로 꼽힌다. 2020 도쿄 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 연이어 출전하며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증명한 그는 지난 시즌에도 서울시청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며 국내 리그에서도 빛나는 활약을 보여주었다.
연이은 올림픽 출전에 대해 그는 “도쿄 올림픽 때는 관중이 없어서 응원의 함성을 들을 수 없었는데 파리 올림픽에서는 가득 찬 관중석에서 ‘대한민국’ 응원 소리가 들리니 소름이 돋더라”며 파리 올림픽을 통해 관중의 에너지가 경기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체감했다고 전했다. 비록 출전 시간이 많지는 않았지만, 벤치에서도 팀의 일원으로 최선을 다한 정진희 선수는 “제가 들어갔던 짧은 시간 동안 방어를 더 잘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다. 스웨덴 경기에서는 한 골이라도 더 막았다면 팀에 큰 힘이 됐을 텐데 그 부분이 가장 안타깝다”고 회고했다.
정진희 선수는 초등학교 시절 레프트윙에서 뛰던 중 골키퍼로 전향하며 현재의 위치에 오르게 됐다. 그는 동생 정현희(광주도시공사) 선수 역시 자신의 영향을 받아 핸드볼을 시작했다며, 경기장에서의 경쟁 심리와 경기가 끝난 후의 돈독한 자매애를 동시에 언급하며 경기장에서는 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고, 끝난 후에는 동생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 응원한다고 밝혔다.
큰 키가 자신의 강점이라는 정진희 선수는 “공이 제 몸에 닿지 않아도 각도를 잘 잡아 공이 나가게 하는 게 저의 주특기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꾸준한 훈련과 경험을 통해 이러한 강점을 발전시켜 왔다.
정진희 선수는 2021-22시즌 SK핸드볼코리아리그 신인상을 수상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서울시청의 주전 골키퍼로 자리 잡아 매 시즌 팀의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지난 시즌 그는 무려 21경기를 교체 없이 풀타임으로 소화하며 225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는 “풀타임 출전으로 체력적인 어려움이 있었다. 한 번쯤 쉬어가는 타이밍이 있었다면 페이스를 더 잘 유지할 수 있었을 것 같다”며 방어율이 떨어진 원인으로 체력 관리를 꼽으며, 다가오는 시즌에는 더욱 효율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시청은 지난 시즌 6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선수들 간의 끈끈한 유대감이 비결이라는 정진희 선수는 “우리 팀은 서로를 믿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정말 좋다. 그런 팀워크가 포스트시즌 진출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서울시청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많은 변화가 있었다.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떠나고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하면서 팀의 조직력을 다시 다져야 하는 상황이다. 그 때문에 새롭게 합류하는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면서 공격과 수비 전술을 다듬으며 리그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시즌 225세이브를 기록한 그는 세이브 숫자에 집착하기보다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하겠다면서도 이번 시즌에는 300세이브 돌파를 목표로 정했다. 현역 선수 중에는 삼척시청 박새영 선수만 300세이브 기록을 돌파했다. 정진희 선수는 삼척시청의 박새영, 경남개발공사의 오사라 선수를 롤모델이자 라이벌로 꼽으며 “언니들처럼 좋은 선방을 보여드리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출범한 H리그에 대해 그는 “팬 서비스가 많아지고, 팬들도 더 많이 찾아줘 경기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팬들에게 ”항상 찾아와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큰 힘이 된다. 저희가 이긴 경기뿐만 아니라 졌을 때도 따뜻한 격려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이번 시즌에도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정진희 프로필
1999. 03. 24
창원 팔룡초-양덕여중-일신여고-한국체대
2020 도쿄 올림픽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2021-22 SK핸드볼코리아리그 신인상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핸드볼 은메달
2024 파리 올림픽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