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 날 비로소 코트의 주인공 된 핸드볼 선수의 눈물, 굿바이 박수철

어느덧 한 해가 저물어가는 시점, 핸드볼 코트 위에서 한 명의 선수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지난 25일 충청북도 청주시 SK호크스 아레나에서 열린 신한 SOL페이 24-25 핸드볼 H리그 남자부 3라운드 인천도시공사와 충남도청의 경기를 앞두고, 인천도시공사 박수철(피벗) 선수의 은퇴식이 열려 그의 마지막 순간을 동료와 팬들이 함께했다.

박수철 선수는 25년간의 핸드볼 여정을 마치며 은퇴식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는 은퇴식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수수한 차림으로 경기장 중앙에 섰지만, 막상 마이크를 잡고 나서 “아!”라는 첫마디를 끝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의 울컥한 모습에 체육관은 정적이 감돌았고, 그 순간 청중들은 비로소 박수철이라는 이름의 무게를 느끼며 그를 주인공으로 받아들였다.

나름대로 치열하게 인생을 걸고 25년 동안 코트를 누벼왔건만, 코트에서 주인공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순간이 은퇴의 순간이었다.

사진 은퇴식을 한 박수철(가운데) 선수와 축하해준 동료 정수영(왼쪽)과 정진호,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은퇴는 선수에게 단순한 이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어린 시절부터 선택한 길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은 삶과의 작별이기 때문이다. 경기장에서 늘 강인한 모습만 보이던 박수철도 이날만큼은 담담할 수 없었다. “코트 중앙에 선 순간 감정이 오만 가지 스쳤다”는 그의 말처럼, 25년간의 수많은 기억이 그를 사로잡았다.

그가 받은 꽃다발과 동료들이 사인한 유니폼이 담긴 기념 액자는 단순한 물질 이상의 상징이었다. 이는 그가 흘린 땀과 눈물, 그리고 동료와 팬들에게 남긴 흔적의 집약체였다. 팀 동료들 역시 그와 함께 뜨거운 감정을 나누며 이 순간의 특별함을 함께했다.

박수철 선수는 은퇴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온 가족들 모습에도 울컥했다. “가족을 보니 눈물이 더 났다”는 그의 말은, 그동안 자신을 묵묵히 지켜봐 준 가족의 헌신과 사랑을 되새기게 했다.

핸드볼이라는 비인기 종목에서 150경기에 출전해, 153골, 49어시스트라는 기록을 남긴 그는 스타 플레이어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동료들에게는 믿음직한 선수였고 팬들에게는 기억될 이름이다.

경기장에서 동료들과 함께한 은퇴식은 그에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솔직히 경기장에서 은퇴식 한다고 했을 때 좀 창피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입장하기 전부터 떨리더라. 경기할 때보다 더 떨렸다”며 은퇴식이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밝히고 “막상 경기장에서 은퇴식을 하니 선수로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이 경험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란다”는 그의 말은, 은퇴식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운다.

사진 가족들의 은퇴식 축하에 울컥하는 박수철(가운데) 선수,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그는 가능하면 모든 선수가 은퇴식을 경험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은퇴식 없이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허무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은퇴식이 선수들에게 엄청나게 큰 의미를 갖게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런 의미에서 박수철 선수의 은퇴식은 단순한 행사를 넘어, 관중들에게 핸드볼이라는 스포츠와 그 안에서 묵묵히 헌신해 온 선수들의 이야기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은퇴식이 드문 핸드볼 현실 속에서도 인천도시공사는 그에게 잊지 못할 마지막을 선물하며 팀의 따뜻한 문화를 보여주었다.

그는 은퇴 후 계획에 대해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고민이 많다”고 털어놓으며, 새로운 삶을 향한 설렘과 두려움을 드러냈다.

핸드볼 선수들의 은퇴 후 삶을 위한 저변 확대와 프로화의 필요성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자리였다. 박수철은 이제 코트를 떠나지만, 그의 이름과 이야기는 팬들과 동료들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을 것이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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