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강호 팀 에스비에르(Team Esbjerg)가 극적인 역전극을 연출하며 2024/25 EHF 여자 핸드볼 챔피언스리그 FINAL4에 진출했다.
에스비에르는 지난 27일(현지 시간) 덴마크 에스비에르의 Blue Water Dokken에서 열린 8강 2차전에서 루마니아의 CSM 부쿠레슈티(CSM Bucuresti)를 26-22로 꺾었다.
이날 에스비에르의 최다 득점자는 헤니 레이스타드(REISTAD Henny)로 백코트에서 파워풀한 슛을 앞세워 6골을 터뜨렸다. 미칼라 엘스베르그 뮐러(MØLLER Michala Elsberg)는 5골을 기록하며 경기 막판 결정적인 7미터 득점까지 성공시켰고, 미아 소피아 엠메네거(EMMENEGGER Mia Sofia)도 4골로 힘을 보탰다.
CSM 부쿠레슈티는 크리나 엘레나 핀테아(PINTEA Crina Elena)가 6골, 엘리자베스 오모레기(OMOREGIE Elizabeth) 5골, 크리스티나 네아구(NEAGU Cristina Georgiana)가 4골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후반 집중력 부족이 발목을 잡았다.
1차전에서 29-30으로 아쉽게 패했던 에스비에르는 2차전에서 4골 차 승리를 거두며 합계 55-52로 시리즈를 뒤집었다. 이로써 에스비에르는 4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FINAL4 무대를 밟는 데 성공했다.
경기 초반은 CSM 부쿠레슈티가 우세했다. 부쿠레슈티는 공격에서 침착함을 유지하며 8-6 리드를 잡았고, 점수 차를 더 벌릴 기회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골을 놓치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에스비에르는 전반 중반 10분부터 18분까지 필드골 없이 고전했지만, 골키퍼 안나 크리스텐센(KRISTENSEN Anna Opstrup)의 연이은 선방으로 실점을 최소화하며 분위기를 유지했다. 크리스텐센은 이날 총 12세이브를 기록하며 경기 내내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21분에 에스비에르가 10-10 동점을 만든 후 12-11로 역전에 성공했다. 결국 14-12로 앞서며 전반을 마쳤다.
후반 들어 CSM 부쿠레슈티가 반격에 나서 16-16 동점을 만들었고, 39분에는 18-17로 역전했다. 에스비에르는 빠르게 반격에 나섰지만, CSM 부쿠레슈티 역시 만만치 않았다. 골키퍼 에블리나 에릭손(ERIKSSON Evelina)은 20분간 45%의 세이브율로 에스비에르의 연속 득점을 차단하며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마지막 5분, 승부는 에스비에르의 집중력이 갈랐다. 22-22 동점 상황에서 연속 4골을 몰아친 에스비에르는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고, 결국 26-22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이 경기는 루마니아의 전설 크리스티나 네아구가 챔피언스리그에서 치른 마지막 경기이기도 했다. 4골을 추가하며 대회 통산 1,232골이라는 대기록을 남긴 네아구는 유럽 무대에서의 화려한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CSM 부쿠레슈티는 2018년 이후 간절히 바랐던 FINAL4 무대 복귀를 이번에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최근 4시즌 중 세 번이나 에스비에르에게 8강에서 탈락하며 ‘천적’이라는 인상을 남겼다. 헬레 톰센 감독은 시즌 후 덴마크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할 예정이지만, 이날은 미래의 제자들에게 길이 막히고 말았다.
에스비에르의 토마스 악스네르(Tomas Axnér) 감독은 경기 후 유럽핸드볼연맹(EHF)과의 인터뷰에서 “아주 작은 차이였지만 오늘은 운도 따랐다. 무엇보다 수비가 강력했다. 단 22골만을 실점한 것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에스비에르는 오는 5월 31일과 6월 1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MVM 돔에서 열릴 EHF FINAL4 무대에 오른다. 4강에서 디펜딩 챔피언인 교리 아우디(Győri Audi ETO KC 헝가리)와 맞붙는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