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튀링어 HC(Thüringer HC)가 덴마크 강호 이카스트(Ikast Håndbold)를 꺾고 구단 역사상 첫 유럽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튀링어 HC는 지난 4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그라츠의 Raiffeisen Sportpark에서 열린 2024/25 EHF 여자 유러피언리그 결승전에서 이카스트를 34-32로 제압했다.
이번 우승은 튀링어 HC의 첫 유럽 타이틀이자, 2021/22 시즌 SG 비티히하임(현 HB 루트비히스부르크)의 우승 이후 독일 클럽으로서는 두 번째 우승이다.
튀링어 HC는 요한나 라이헤르트(Johanna Reichert)가 13골, 첸게 쿠초라(KUCZORA Csenge)와 아이자와 나츠키(Natsuki Aizawa)가 각각 5골씩 넣으며 공격을 주도했고, 디나 에커레(Dinah Eckerle) 골키퍼가 13세이브를 기록하며 팀을 정상에 올려놓았다.
경기 초반에는 이카스트가 우위를 점했다. 빠른 역습과 견고한 수비를 앞세운 이카스트는 전반 중반까지 줄곧 리드를 유지했고, 한때 4골 차(15-11)까지 격차를 벌렸다. 막판에 튀링어 HC가 연속 골을 넣으면서 16-15로 격차를 좁히면서 전반을 마쳤다.
후반 초반, 이카스트의 마리아 리케가르드(LYKKEGAARD Maria Schmidt)가 튀링어 HC의 아이자와 나츠키의 얼굴을 가격해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튀링어 HC는 후반 34분에 22-22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경기 종료 17분 전 요한나 라이헤르트의 득점으로 25-24 리드하기 시작했다. 이후 튀링어 HC는 조직적인 팀플레이와 집중력으로 경기를 주도했고, 33-28, 5골 차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이카스트도 포기하지 않고 4분 동안 4골을 연달 넣으면서 58분에 33-32, 1골 차까지 추격했다. 1분여를 남겨두고 헨드릭서 나탈리(Hendrikse Nathalie)가 쐐기 골을 넣으면서 튀링어 HC가 34-32 승리를 지켜냈다.
이번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요한나 라이헤르트였다. 그녀는 결승에서만 13골을 넣었고, 준결승과 결승에만 무려 29골을 기록하며 이번 시즌 총 110득점을 달성했다. 이로 인해 라이헤르트는 ‘EHF Finals Women 2025’의 MVP로 선정됐다.
또 다른 주역은 이번 경기를 끝으로 국제 무대 은퇴를 선언한 골키퍼 디나 에커레였다. 에커레는 결정적인 순간마다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며 팀을 지탱했고, 총 13세이브를 기록하며 우승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이카스트는 인그빌드 바케루드(BAKKERUD Ingvild Kristiansen 8골), 엠마 린드크비스트(LINDQVIST Emma 7골), 스티네 스코그란드(SKOGRAND Stine Ruscetta 4골) 등을 앞세워 끈질기게 맞섰지만, 막판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전반의 리드를 지키지 못한 점, 그리고 결정적인 퇴장이 패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우승은 튀링어 HC가 2008/09 시즌 챌린지컵 준우승 이후 16년 만에 이룬 유럽 정상 등극이다. 당시엔 데뷔 시즌에 결승까지 오르며 센세이션을 일으켰지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바 있다. 이후 분데스리가에서 7회 우승, DHB컵 3회 우승 등 독일 내에서는 강세를 보였지만 유럽 정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지난 시즌 이 대회에서 이카스트에게 패했던 아픔을 완벽히 설욕했고, 라이헤르트와 에커레를 필두로 한 확실한 전력으로 EHF 챔피언스리그급 전력을 자랑하던 이카스트를 넘어섰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