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무시뉴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때의 양민혁은 어디 있는가.
양민혁은 지난 1월, 토트넘 홋스퍼에 입성한 후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 이적, 14경기 동안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준수한 활약이었다. 대한민국 축구계가 주목하는 최고 유망주는 영국에서 보낸 첫 시즌을 큰 문제없이 잘 보냈다.
그러나 토마스 프랑크는 양민혁을 2025-26시즌 전력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대신 포츠머스로 임대, 다시 한 번 성장의 시간을 제공했다.
양민혁의 포츠머스 이적은 QPR보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고자 한 선택으로 보였다. 실제로 포츠머스의 무시뉴 감독은 양민혁의 경기를 직접 살펴봤고 이에 좋은 평가를 하기도 했다.
무시뉴 감독은 “양민혁은 지난 1월 토트넘에 합류했을 때부터 매우 높게 평가받은 선수였다. 그는 곧바로 QPR에 임대, 챔피언십에서 매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나는 더비전에서 직접 양민혁을 지켜본 특권을 누렸고 그는 4-0 승리를 이끄는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리고 다음에는 우리와의 경기에 출전하기도 했다”며 “양민혁은 영국에 온 후 정말 빠르게 시간을 보냈고 우리는 그가 포츠머스에 합류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무시뉴 감독은 “우리는 양민혁이 진정한 유망주라고 믿고 토트넘 역시 그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번은 그의 성장 과정에서 다음 단계라고 할 수 있다”며 “양민혁의 플레이 스타일은 직선적이고 박진감 넘치며 올 시즌 우리의 목표 달성에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자신했다.
그렇기에 양민혁의 포츠머스 생활은 희망으로 가득했다. 하나, 현실은 달랐다. 그는 현재 노리치 시티, 웨스트 브롬위치, 프레스턴 노스 엔드전까지 3경기 연속 결장했다.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나 투입되지 못했다.
이에 위기설까지 돌고 있다. 포츠머스 지역지 ‘포츠머스 뉴스’는 “양민혁은 토트넘에서의 다음 임대 이적지를 매우 신중하게 선택했다. 그러나 포츠머스 이적이 올바른 선택이었는지 벌써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아직 한 달도 지나지 않았으나 그는 이미 포츠머스에서 생존 경쟁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민혁은 옥스퍼드전에 교체 출전했고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곧바로 기술, 스피드, 위협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포츠머스가 왜 자신을 영입했는지 증명했다”며 “레딩전 풀타임 기회를 얻었고 다시 한 번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레딩 수비진을 뚫지 못했고 결정적인 장면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그 이후 양민혁은 무시뉴 감독의 전술적 요구에 적응하는 과정을 보내고 있고 결국 입지가 줄어들며 벤치에 앉게 됐다”고 더했다.
다소 아쉬운 상황이지만 조급할 필요는 없다. 한 가지 문제는 지금 흐름이 이어진다면 양민혁에게 2026 북중미월드컵은 없다는 것이다. 이번 미국, 멕시코전에도 합류하지 못한 그다.
‘포츠머스 뉴스’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양민혁은 영국에 온 지 1년이 되지 않았다. 문제는 대한민국 대표로 선발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북중미월드컵 진출을 확정 지었고 양민혁에게는 시간이 많지 않다. 그는 지난 3월 요르단전에서 A매치 데뷔했고 중요 자원으로 고려된다는 걸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에는 소집되지 않아 북중미월드컵 출전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언급했다.
양민혁에게 있어 이번 시즌은 대단히 중요하다. 챔피언십에서 경쟁력을 발휘, 결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량을 갖춰야 한다. 그리고 북중미월드컵까지 걸려 있다. 그러나 포츠머스는 다양한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적 시장 기간 동안 코너 채플린, 프랑코 우메를 추가 영입했다. 양민혁에게 있어 지금의 현실에 실망할 틈조차 없는 셈이다.
‘포츠머스 뉴스’는 “무시뉴 감독은 이미 다양한 공격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양민혁은 북중미월드컵 출전을 원한다면 스스로 포츠머스에서 입지를 넓히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