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손 가라비토가 삼성 라이온즈에 소중한 승전보를 안길 수 있을까.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이숭용 감독의 SSG랜더스와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을 치른다.
전날(9일) 펼쳐진 1차전의 승리 팀은 삼성이었다. 정규리그 4위(74승 2무 68패)의 자격으로 가을야구에 나선 이들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5위 NC 다이노스(71승 6무 67패)에 1-4로 무릎을 꿇었지만, 2차전에서 3-0 승전고를 울렸다. 이어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3위 SSG(75승 4무 65패)마저 5-2로 제압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날도 승리할 경우 2위 한화 이글스(83승 4무 57패)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선발투수로 가라비토를 낙점했다. 2012년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으로 캔자스시티 로얄스에 지명된 가라비토는 2024년부터 올해까지 텍사스 레인저스 유니폼을 입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뛴 경력이 있는 우완투수다. 빅리그 통산 21경기(선발 2번)에서 2패 평균자책점 5.77, 마이너리그 통산 175경기(선발 146경기)에서는 30승 54패 평균자책점 3.76을 마크했다.
삼성은 기존 외국인 투수였던 데니 레예스가 오른 발등 미세 피로골절 부상을 당하자 대체 외국인 투수로 가라비토를 선택했다.
그렇게 한국 무대를 밟게된 가라비토는 순조롭게 적응하며 삼성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6월 27일 대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어 7월 4경기에서도 2승 1패 평균자책점 1.64로 쾌투했고, 8월 성적 또한 5경기 출전에 2승 2패 평균자책점 3.18로 좋았다. 이후 9월 5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며 올해 성적은 15경기(78.1이닝) 출격에 4승 4패 평균자책점 2.64가 됐다.
하지만 정규리그 막판에는 다소 아쉬움도 남긴 가라비토다. 9월 23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서 4이닝 6피안타 3사사구 2탈삼진 4실점에 그쳤다. 이후 9월 2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3이닝 2피안타 1사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다행히 최근 흐름은 나쁘지 않다. 7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불펜으로 나와 1.1이닝 1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세이브를 올렸다.
당초 사령탑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가라비토의 불펜 등판 가능성에 대해 여지를 열어뒀다. 박진만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가라비토는 세모(미출장 선수)가 아니다. 전략상”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후 삼성이 1차전을 선발투수 최원태(6이닝 2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와 더불어 김태훈(0.1이닝 2실점)-이승민(0이닝 무실점)-이호성(1.2이닝 무실점)-김재윤(1이닝 무실점)으로 끝냄에 따라 가라비토는 2차전 선발의 중책을 맡게됐다.
올해 SSG를 상대로 좋은 기억도 있다. 7월 23일 대구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바 있다. 박진만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끝난 뒤 가라비토의 투구 수에 대해 “제한은 없다. (좋으면) 그대로 가야 한다. (1차전 선발로 나선) 최원태와 비슷한 성향인데, 오늘 (최원태) 처럼 볼넷 1개만 내주고 6이닝을 막으면 될 것 같다. 자기 구위를 믿고 잘 해줬으면 한다”고 선전을 기원했다. 과연 가라비토는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며 삼성에 2차전 승리를 안길 수 있을까.
한편 SSG는 이에 맞서 김건우를 예고했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의 지명을 받은 김건우는 통산 43경기(80이닝)에서 5승 5패 2홀드 평균자책점 4.16을 올린 좌완투수다. 올해에는 35경기(66이닝)에 나서 5승 4패 평균자책점 3.82를 찍었다. 삼성전에는 올 시즌 6차례(선발 2번·9.1이닝) 출전해 1승 2패 평균자책점 6.75를 적어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