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잘 던질 수 있는 비결은) 팬들의 응원이 원동력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 끝난 뒤 만났던 ‘푸피에(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의 말이다. 팬들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그는 삼성 라이온즈에 소중한 승리를 안길 수 있을까.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이숭용 감독의 SSG랜더스와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을 치른다.
74승 2무 68패를 기록, 정규리그 4위의 자격으로 가을야구에 나선 삼성에게 이번 일전은 매우 중요하다.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최대 2차전·4위에게 1승 부여)에서 5위 NC 다이노스(71승 6무 67패)를 1승 1패로 제친 삼성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3위 SSG(75승 4무 65패)를 5-2로 물리쳤지만, 2차전에서 3-4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릴 경우 2위 한화 이글스(83승 4무 57패)가 기다리고 있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만을 남겨놓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선발투수로 원태인을 출격시킨다. 2019년 1차 지명으로 삼성의 부름을 받은 원태인은 명실상부 사자 군단의 토종 에이스다. 통산 187경기(1052.1이닝)에서 68승 50패 2홀드 평균자책점 3.77을 적어냈다.
올해에도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27경기(166.2이닝)에 나서 12승 4패 평균자책점 3.24를 올렸다. 올 시즌 SSG전 성적 역시 세 경기 출전에 평균자책점 3.71(17이닝 9실점 7자책점)로 무난한 편이다.
특히 지난 7일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펼쳐진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은 원태인의 진가를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당시 팀이 1차전에서 패한 상황이었지만, 흔들리지 않고 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선보였다. 이 같은 원태인을 앞세운 삼성은 타선이 1안타 3득점으로 부진했음에도 준플레이오프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었다.
또한 당시 팬들에게 고마움도 전한 원태인이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이 끝난 뒤 홈인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강하다는 취재진의 발언에 “힘들 때마다 3루 쪽 (홈) 관중석을 본다. 정말 많은 팬께서 응원해 주시는 것을 보며 힘을 얻는다. 또 홈에서는 루틴을 완벽하게 지킬 수 있어 안정감이 생긴다. 팬들의 응원이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삼성 불펜진의 상황은 다소 좋지 않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2차전 및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치르며 소모가 컸던 까닭이다. 외국인 선발 자원인 헤르손 가라비토, 아리엘 후라도의 불펜 출격도 어려운 상황. 결국 원태인이 긴 이닝을 최소 실점으로 막아줘야 보다 쉽게 승기를 잡을 수 있다. 과연 원태인은 또 한 번 삼성 라이온즈 파크의 홈 팬들을 열광하게 할 수 있을까.
한편 SSG는 이에 맞서 드류 앤더슨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지난해 중반부터 SSG에서 활동 중인 앤더슨은 KBO 통산 54경기(287.1이닝)에서 23승 10패 평균자책점 2.91을 마크한 우완투수다. 특히 올해 성적이 좋다. 30경기(170.2이닝)에 나서 12승 7패 평균자책점 2.25를 작성했다. 올 시즌 삼성과는 두 차례 만나 1승 평균자책점 2.08로 짠물투를 펼쳤다.
단 변수는 몸 상태다. 최근 장염 증세에 발목 잡힌 앤더슨은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다행히 10일에는 불펜 투구를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