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의 전격 은퇴 선언에 배우 정준이 직접 목소리를 냈다. 그는 돌연 바울을 꺼내며 “지금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왜 정준은 이 타이밍에 조진웅을 향해 글을 올린 걸까.
조진웅의 은퇴 선언 다음 날인 7일, 배우 정준은 SNS에 장문의 글을 남겼다. 그는 조진웅의 과거 논란을 인정하면서도, 단순한 옹호나 감정적 항변이 아닌 ‘용서’와 ‘인간의 변화’를 주제로 메시지를 전했다.
정준은 “바울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을 감옥에 가두던 사람이었지만, 이후 성경의 로마서를 쓴 인물이 됐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만약 우리의 잘못을 얼굴 앞에 붙이고 살아야 한다면 누구도 대중 앞에 설 수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신인 시절 조진웅의 현장 모습을 구체적으로 떠올렸다. “늘 일찍 오고, 매니저 없이도 겸손하게 인사하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며 “촬영이 끝나도 스태프들이 먼저 가기 전까지 기다리던 사람”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잘못이 옳다는 게 아니다. 치를 죗값은 이미 어린 시절 치렀다고 생각한다”며, ‘잘못과 그 이후의 삶을 분리해 바라봐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남겼다.
정준은 끝으로 “지금은 아니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글을 마무리했다. 이는 은퇴를 말리는 차원을 넘어, 지금 당장 ‘배우 조진웅’이라는 인물을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는 자기 확신에 가까운 표현이었다.
정준의 글은 단순한 응원이 아니다. 그는 이 사안을 ‘용서의 범위’, ‘과거의 죄와 현재의 삶’, ‘대중의 도덕 잣대’라는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우리는 용서라는 단어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적용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했다”는 문장은 정준이 이 글을 왜 올렸는지를 명확하게 드러낸다.
지금의 논란 중심에는 조진웅의 과거 소년범 처분, 성인이 된 이후의 폭행·음주운전, 이어진 은퇴 선언이 있지만, 정준은 “과거의 꼬리표가 평생 따라야 하느냐”라는 본질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조진웅과 개인적 친분이 없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좋아하는 배우’의 과거보다 ‘지금의 삶’에 주목해야 한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정준의 글은 현재 여론이 예민하게 움직이는 시점에서 나온 만큼, 단순한 ‘옹호’보다도 은퇴를 둘러싼 사회적 감정의 균열을 드러낸다.
조진웅의 잘못은 사실이지만, 그 잘못 이후의 삶과 변화까지 지워야 하느냐는 질문은 대중이 마주한 또 다른 과제이기도 하다.
“지금은 아니다”라는 정준의 마지막 문장은 단지 조진웅 개인을 향한 메시지가 아니라, ‘잘못의 시간’과 ‘복귀의 시간’을 어디에 둘 것인가라는 더 넓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