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Fight Pass는 200여 나라에 서비스되는 OTT다. 2017년 Cage Warriors(영국), 2021년부터 Legacy Fighting Alliance(미국)도 생방송하고 있다.
LFA는 ‘파이트 매트릭스’ 세계랭킹 230명을 보유한 글로벌 4위, 케이지 워리어스는 ‘파이트 매트릭스’ 세계랭킹 157명이 활동하는 글로벌 6위 규모 종합격투기(MMA) 단체다. UFC 파이트 패스에 가입하면 월드 넘버원 UFC뿐 아니라 다른 수준 높은 대회를 접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로드리고 델캄포 곤살레스(멕시코)는 “최근 UFC 파이트 패스가 결국 서비스 종료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소식이 점점 더 많이 들려옵니다. 파이트 패스 진출이 (단체들의) 최종 목표였던 여러 국가의 종합격투기 생태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입니다”라고 주장했다.
로드리고 델캄포 곤살레스는 ▲Claro Sports ▲beIN SPORTS USA ▲NASCAR MÉXICO SERIES에서 축구, 격투기, 레이싱을 담당하고 있다. 올림픽 중계만 다섯 대회에 참가한 멕시코 유력 언론인이다.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대기업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2025년 8월 총액 77억 달러(11조3352억 원)의 UFC 미국 중계권 7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10월에는 라틴아메리카와 호주로 범위가 넓어졌다.
라틴아메리카는 포르투갈어 및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중남미 권역이다. 2026년 시작하는 스카이댄스-UFC 체재의 핵심은 12개 언어로 운영 중인 OTT 서비스 파라마운트 플러스다. 2025년까지의 파이트 패스와 겹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로드리고 델캄포 곤살레스는 “급격한 조치가 아닌, 계약 갱신을 하지 않고 라이브러리를 다른 곳에 판매하며 새로운 프로모션과의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식으로 진행될 것입니다. 브라질에서 UFC 파이트 패스 플랫폼은 2025년 12월 31일 끝납니다”라고 말했다.
브라질 포르투갈어 UFC 공식 홈페이지는 “UFC 파이트 패스를 2025년 12월 31일 마칩니다”라며 2026년 1월 1일 이후 파라마운트 플러스를 이용할 것을 안내하는 공지를 게재하고 있다.
로드리고 델캄포 곤살레스는 “브라질뿐 아니라 라틴아메리카 나머지 지역 또한 2026년 UFC 파이트 패스 서비스가 중단될 것으로 예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역시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 계약 대상인 미국 및 호주도 비슷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브라질 등 라틴아메리카만 33개 주권 국가 및 6억6800만 명이다. 미국과 호주를 더하면 35개 나라의 10억4200만 명이 UFC 파이트 패스에 접속할 수 없게 된다.
세계 최대 종합격투기 시장이자 UFC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이용하지 못한다면 2025년까지 운용한 것처럼 2026년 파이트 패스 사업을 전개한다는 보장은 없다.
UFC 공식 홈페이지는 “역사적인 경기 중 가장 인상적이고 인기 있는 시합을 선별한 카탈로그를 파라마운트 플러스가 제공할 예정입니다”라면서도 “콘텐츠 선별은 파라마운트 플러스가 전적으로 결정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모든 UFC 과거 경기 재시청 가능’은 OTT 서비스로서 파이트 패스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2026년 1월 1일 이후 브라질에서 파이트 패스를 대신하지만, 가장 중요한 장점조차 전부 이어받을 생각이 없다는 얘기다.
UFC 파이트 패스 종합격투기 단체 중 가장 큰 LFA는 2025년 세 번을 비롯하여 모두 19차례 브라질 대회를 열었다. ‘소투 브라지우’라는 단체도 파이트 패스로 생중계되고 있다.
브라질 포르투갈어 UFC 공식 홈페이지는 “2026년 파라마운트 플러스가 LFA 및 소투 브라지우를 방송하나요?”라는 질문에 “파이트 패스에 포함된 다른 단체의 중계 방안 관련으로 추가 정보를 공개할 것입니다”라며 즉각적인 답변을 피했다.
LFA는 1월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프라이어레이크의 미스틱 레이크 카지노 호텔에서 새해 첫 대회를 연다. 2025년 12월 10일 입장권 구매 QR코드를 넣은 홍보 이미지가 출전 선수마다 배포됐다.
11월 LFA 222에 이어 1월 LFA 224에 참가하는 호세 페레이라 무뇨스(27·칠레)한테 전달된 프로모션 그래픽을 비교하면 하단 정중앙에 있던 UFC 파이트 패스 로고가 사라졌다.
LFA 챔피언 다섯 명이 2025년 UFC에 진출하여 타이틀을 반납했다. 파이트 패스가 이런 LFA를 2026년 방송하지 않는다면 이미 예고된 브라질과 마찬가지로 미국 역시 중지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힘을 받을 것이다.
설령 바로 없애지 않더라도 로드리고 델캄포 곤살레스의 전망처럼 ▲계약 갱신을 하지 않고 ▲라이브러리를 다른 곳에 판매하며 ▲새로운 프로모션과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UFC 파이트 패스를 줄여나갈 확률은 상당하다.
우리나라는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와 UFC의 계약이 적용되지 않는다. 파이트 패스는 2024년 6월부터 대한민국 종합격투기 단체 Z-Fight Night를 생중계하고 있다.
정찬성(38)은 UFC 페더급(66㎏) 타이틀매치 2회에 빛나는 국내 최고 파이터다. 2023년 8월 현역 생활을 마쳤다. 2013년 4월 코리안좀비MMA 체육관 지도자, 2024년 6월 이후로는 ZFN 대표를 겸하고 있다.
2025년 8월 정찬성 대표는 파이트 패스 재계약을 발표했다. 9월에는 데이나 화이트(56·미국) UFC 회장과 만나 Lookin‘ for a Fight 포함 2026년 여섯 차례 ZFN 개최를 합의했다.
Lookin‘ for a Fight는 데이나 화이트 회장이 주인공으로 출연하여 잠재적인 종합격투기 슈퍼스타를 물색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UFC 파이트 패스는 2024~2025년보다 훨씬 많은 ZFN 중계권료를 이듬해 지급할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라틴아메리카 서비스 단절이 미국 호주로 이어지면 UFC 파이트 패스 축소는 불가피하다. 정찬성 대표가 밝힌 ZFN 재계약은 로드리고 델캄포 곤살레스가 언급한 “계약 갱신을 하지 않고”와 무관할까.
2024~2025년 ZFN 넘버 시리즈 메인카드만 방송한 UFC 파이트 패스가 2026년 하위 등급 대회 Origin도 중계한다는 정찬성 대표 설명이 실현되느냐를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ZFN 오리진은 새해 1월 시리즈 세 번째 대회를 연다고 알려졌다. 계획대로 UFC 파이트 패스에 데뷔한다면 당장은 중남미 등의 부정적인 영향에서 어느 정도는 자유롭다고 볼만하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