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석원이 지금의 삶과는 전혀 다른 과거를 담담하게 꺼냈다. 반지하 단칸방, 수입 없던 시절, 계란으로 끼니를 때우던 기억까지. 그러나 이 이야기는 ‘가난’보다 그 시간을 지나온 한 사람의 태도에 더 가까웠다.
13일 유튜브 채널 ‘백지영’에는 ‘15년 전 남편의 과거 시절 이야기 듣고 숙연해진 백지영’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영상에는 백지영과 남편 정석원, 그리고 정석원의 스승인 정두홍 무술감독이 함께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대화 도중 정석원은 백지영과 연애를 시작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그때 반지하에서 살았다. 치킨 한 마리 시켜 먹는 것도 쉽지 않을 때였다”고 말했다. 대학가 인근 단칸방에서 동료와 함께 지내던 시절, 생활은 넉넉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주변에 버려진 소파 같은 데서 동전이 나오면 그걸 모아 계란을 사 먹었다”며 웃듯 이야기했다.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그 기억을 과장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담담하게 풀어내는 태도가 인상적이었다.
이 이야기를 듣던 백지영은 “이런 얘기를 이렇게 차분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게 멋있다”며 남편을 바라봤다. 연민이나 안타까움보다는, 그 시간을 지나온 사람에 대한 존중에 가까운 반응이었다.
정석원의 회상은 ‘역경 극복 서사’보다는 시간이 만든 변화에 가까웠다. 그는 과거를 숨기지 않았고, 그렇다고 그 시절에 머물러 있지도 않았다. 계란으로 끼니를 때우던 날들은 이미 지나갔지만, 그 시간을 버텨온 태도는 지금의 삶에도 남아 있는 듯했다.
한편 백지영은 1999년 데뷔 후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다 2013년 배우 정석원과 결혼해 슬하에 딸 하임 양을 두고 있다. 현재 하임 양은 국제학교에 재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날 이야기의 중심은 현재의 풍요가 아닌 과거를 대하는 두 사람의 시선이었다.
가난했던 시절을 웃으며 꺼낼 수 있게 되기까지. 정석원의 고백은 성공담이기보다, 시간이 사람에게 남기는 ‘결’이 무엇인지 조용히 보여주고 있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